“미국서 만들어” 트럼프 압박에 변명 궁색한 애플

입력 2018-09-1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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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중국 압박 불똥이 애플로 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중국 제품에 대한 제3차 추가 관세폭탄 대상에 애플 제품이 포함된 것과 관련, “무관세로 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새로운 공장 건설에 착수하라”며 미국으로의 생산 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는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7일에도 중국의 대응에 달렸다며 “조만간 발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제3차 추가 관세 발동 후에도 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우리가 중국에 부과할 지도 모르는 대규모 관세에 따라 애플 제품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에서의 생산 확대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트윗은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에 따라 애플이 자사 제품의 가격 상승 우려를 담은 서한을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전달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7일 공개된 서한에서 애플은 “관세 탓에 미국의 소비자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실제로 트럼프의 제3차 추가 관세가 발동될 시, 애플의 손목시계형 단말기 ‘애플워치’와 이어폰 ‘에어팟’, 스마트 스피커 ‘홈팟’ 등이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 및 아이패드를 비롯해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에 있는 위탁 처에서 조립해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부터 이 상황을 비판했고, 기회 있을 때마다 애플에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요구해왔다. 무엇보다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구축된 서플라이 체인에 불만을 품어왔다.

애플은 USTR 서한에서 “모든 애플 제품은 미국산과 미국 국적 공급 업체의 부품과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8년에는 미국에 있는 9000개 업체에서 500억 달러 이상의 부품 및 부자재를 조달했다고 설명하고 구체적으로는 얼굴 인증 부품업체 피니사와 반도체업체 아날로그 디바이시스 등의 이름을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자사에서 8만 명, 서플라이 체인 업체에서 45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며 최종 제품의 조립만 미국 밖에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애플이 2018년 봄에 공개한 부품업체 목록에 따르면 중국 기업 수는 27개사로 2017년의 19개에서 급증, 6년 동안 4배 가까이 늘어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 거래 규모는 알 수 없지만 회사 수만 놓고 보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4%. 대만(51개) 일본(43개), 미국(39개)에 잇는 수치다. 예를 들어 중국의 패널 최대 패널 공급업체 BOE는 이미 노트북 ‘맥북’용 LCD 패널을 납품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비판하고 있지만 몇 주 전 구글에 한 비판 등과 비교하면 8일 트윗 톤은 약간 누그러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혼하이정밀공업을 비롯한 주요 기업의 일부는 이미 중국에서 미국으로 거점을 분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애플로부터도 뭔가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애플이 어떻게 반응할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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