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박삼구 회장의 선택은 아들…3세 경영 급물살

입력 2018-09-10 09:48 수정 2018-09-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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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다시 시끄러워지고 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기내식 파장이 일단락되는 가 싶더니 그 빈 자리를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사장이 채우는 인사가 단행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세 경영은 본격화될 전망이지만, 회사 위기를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의 기회로 삼았다는 부담도 안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0일 신임 아시아나항공 사장에 한창수 아시아나IDT 사장을 선임하고, 공석이 된 아시아나IDT 사장 자리에는 박세창 사장을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한다.

최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기내식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데 따른 후속 인사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기내식 대란 사태 해결과 승계를 모두 염두에 둔 박삼구 회장의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기내식 대란의 주원인으로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실책이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수천 사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한 가운데 김 사장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아들인 박 사장을 그룹 내 세 번째 상장사의 대표이사로 경영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실제 김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직원들에게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최종 책임은 전적으로 사장인 저에게 있다”며 기내식 대란의 책임 소지를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이어 “진작에 제 거취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했으나 당면한 현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잠시 거취 표명을 미뤘다”며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하지 못하여 죄송하다”고 다시 한번 자신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여론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기내식 대란’의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오너 일가가 잇따라 경영 전면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박 사장을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임명하기에 앞서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자신의 딸 박세진 씨를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박 상무의 입사 시기는 기내식 대란 직후였다.

박 회장이 그룹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위기 상황임에도 ‘가족경영’에 열중하고 있다는 여론이 우세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박세창 사장은 이를 극복해야 할 상황이다.

박 사장은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에 입사해 그룹 전략경영본부와 금호타이어에서 업무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2015년 3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가 채권은행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가 절차 문제를 제기해 3일 만에 물러났다. 이 사건 후 박 사장은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과 아시아나세이버 사장 및 그룹 4차산업사회 TF를 총괄하며 재기를 노려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에서도 박 사장의 성품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박 사장의 대내외 평가는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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