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과 인사 거래 의혹 제기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여당과 대법원 간 인사 거래 의혹과 이 후보자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정치적 편향성 등에 대한 지적을 쏟아내며 이 후보자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옹호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김선수 대법관과 이 후보자는 민변·청와대 비서관 출신으로 쌍둥이 인사"라며 "견제와 균형을 지켜야 하는데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대법원장, 헌법재판관, 헌법소장을 하면 이게 다양성인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갑윤 의원은 "이 후보자는 민변 회장과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민변과 참여연대 참여가 이 정부의 출세 길목이라 볼 수 있고 국민들이 그렇게 평가한다"며 "만일 후보자가 민변과 참여연대에서 직책을 역임 안했다면 과연 후보자가 됐을까"라고 반문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 후보자는 민변 회장 출신으로 세월호 참사 특조위 위원장, 참여연대 공동 대표를 지냈다. 또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공직기강 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헌법재판관은 그동안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내정하고 진행하는 절차였는데 이번에는 추천위원회가 꾸려져 진행됐다"며 "국민 청구 절차를 거쳐 대법원장이 피청구인 중 결격 사유가 없는 사람을 제시하고 추천위에서 심사 후에 후보자를 선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 의원은 "헌법재판관 청문회를 여러 번했는데 가장 많이 나왔던 내용 중 하나가 다양성 문제"라며 "역대 헌법재판관 48명 중 판사 출신이 39명, 검사 출신이 9명이다. 순수 변호사 출신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 후보자가 이번에 임명되면 순수 재야 변호사로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도 정치적 편향성 문제 제기에 대해 "민변이 출범한 시기는 전두환 정권 말기, 정부가 국민의 자유 기본권을 억압했던 시기"라며 "민변은 민주화를 위해 애썼다. 활동 이유만으로 비난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동성혼과 관련 "앞으로 당장은 어렵지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동성혼을 찬성하는 입장이냐, 반대하는 입장이냐'는 법사위원들의 질의에 "동성애는 이성애와 다른 성적지향이라고 본다. 일종의 소수자인 것"이라며 "왼손잡이가 10% 미만인데 어찌 보면 그 것과 유사하다"고 이같이 답했다.
이어 "국가 인권법은 성적지향에 대한 침해는 평등권 침해라고 본다"며 "각 국이 동성애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에서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14년 동성 커플인 김조광수·김승환 씨의 결혼 신고를 불허하자 불복 소송에 참여한 데 대해선 "쉽지 않겠지만 우리 사회가 동성애를 이해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고 사회에 동성애를 알리는 기능이 있어서 참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