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로 외형성장 주도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 의약품 강화로 정체성 찾기

입력 2018-09-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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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매출액 1조 원 돌파에 성공한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제약회사로서 정체성 찾기에 나섰다. 의약품 부문을 강화해 의약품과 음료 부문의 동반 성장을 일구겠다는 전략이다.

광동제약은 캐나다 제약사 안티스 테라퓨틱스가 개발하고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신약후보 물질 ‘ATB-346’을 한국에 독점으로 들여온다고 10일 밝혔다. 계약 금액은 선수금(업프런트) 11억 원을 포함해 약 111억 원(1300만 캐나다 달러) 규모다.

안티브 테라퓨틱스는 ATB-346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한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승인 신청을 낼 계획이다. 광동제약은 계약에 따라 ATB-346 국내 개발 및 판매 독점권한을 갖는다.

광동제약의 연구·개발(R&D) 비용은 연간 50억~60억 원 규모다. 이번 소염제 라이선스 확보에 투자한 금액은 이 금액의 2배에 달한다. 제약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최 부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광동제약은 신약의 국내 도입과 파이프라인 확충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팰러틴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여성 성욕장애 치료제 신약후보 물질 ‘브레멜라노타이드’의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최 부회장은 1969년생으로 최수부 광동제약 창업주의 외아들이다. 창업주가 2013년 별세하자 그해 7월 대표이사로 선임돼 2015년부터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외형 성장을 목표로 세운 최 부회장은 식음료 유통 사업에서 공격적 행보를 이어갔다. 광동제약의 대표 상품 ‘비타500’은 판매량 55억 병을 돌파하며 국내 비타민 음료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곡물 음료 장수 브랜드 ‘옥수수수염차’도 10억 병 판매를 기록했다. ‘제주삼다수’ 유통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진출한 생수 사업은 광동제약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 같은 성장 전략 아래 최 부회장은 2016년 사상 첫 매출액 1조 원 달성의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매출의 절반 이상을 식음료 유통 사업이 차지하면서 최 부회장은 광동제약이 간판만 ‘제약’을 달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를 짊어져야 했다. 부친인 최 회장이 ‘경옥고’, ‘우황청심원’, ‘광동쌍화탕’ 등 한방의약품을 중심으로 광동제약의 기반을 다졌지만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출시 이후 유통부문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대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음료부문 매출 비중은 2016년 51.5%, 2017년 54.6%, 2018년(상반기) 56.1%로 증가 추세다.

그런 광동제약이 이번에 의약품 부문 투자를 늘리면서 의약품과 음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회사는 제약산업이 전문의약품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되는 추세에 따라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R&D와 영업력 등 핵심 역량 육성에 돌입했다.

일반의약품 매출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9월 조선무약으로부터 ‘솔표’ 상표권을 인수한 뒤 6월 재출시한 1990년대 인기 생약소화제 ‘솔청수’는 첫달에만 70만 병이 판매됐다.

하지만 턱없이 낮은 R&D 투자비용은 최 부회장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지난해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62억 원으로 매출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장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평균 9%다. 광동제약과 매출액 규모가 비슷한 한미약품이 지난해 1706억 원을 투자한 것에 비하면 25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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