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 모빌리티 전략, 세계 최대 미국시장 첫 진출

입력 2018-09-1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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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와 아시아 이어 美 미고(Migo) 전략적 투자… 글로벌 ‘모빌리티 밸트’구축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차량공유 시장인 미국에 본격 진출한다. 유럽에서 시작해 아시아를 거쳐 미국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모빌리티 비즈니스 밸트' 구축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미국의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업체 미고(Migo)와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미국 공유경제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세계 최대 공유경제 시장 미국 전격 진출 = 미고는 미국 시애틀을 기반으로 2016년 설립된 모빌리티 전문기업이다. 지난해부터 다중통합(multi aggregation)이라는 신개념 서비스를 미국 최초로 선보여 주목을 받아왔다.

미고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연결해 준다. 사용자가 미고 앱을 통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다양한 공유 업체들의 서비스 가격, 소요시간 등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제공한다.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사용자에게 적합한 업체를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념이다. 이 과정에서 미고는 사용자를 연결해 준 공유업체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미고는 △카2고(Car2Go)와 △집카(zipcar) 등 미국의 대표 카셰어링 업체의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카헤일링 업체인 △우버(Uber)와 △리프트(Lyft) △마이택시(Mytaxi) 등과도 연계돼 있다. 나아가 △라임바이크(LimeBike)와 △스핀(SPIN) 등 자전거 공유업체들의 비교 정보도 제공한다.

시애틀과 포틀랜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현재는 △뉴욕 △LA △워싱턴 △시카고 등 미주 주요 75개 도시로 서비스 제공 지역을 확대했다. 현대차는 미고에 대한 전략 투자를 계기로 미국의 모빌리티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는 역량과 기술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미고에 대한 투자가 비교적 초기에 이루어졌다. 투자 기업 가운데 자동차 업체는 현대차가 유일한 만큼, 양사 간 협력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차는 이번 미고와의 파트너십 결성으로 미국과 유럽, 아태지역을 잇는 ‘모빌리티 비즈니스 밸트’를 구축하게 됐다. 앞서 유럽지역에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이오닉EV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인도 카셰어링 업체 레브(Revv) △국내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 전문 업체 메쉬코리아(Mesh Korea)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Grab) △중국의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 배터리 공유 업체 임모터(Immotor) △호주의 P2P 카셰어링 업체 카넥스트도어(Car Next Door) 등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

◇유럽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 공유경제 확대 = 현대차는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망한 모빌리티 업체들을 발굴하고 협업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향후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들을 공유경제와 결합한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이 사업에 협업형태로 참여한다. 글로비스는 현대차가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한국의 메쉬코리아와 ‘스마트 물류 솔루션’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는 인도 2위 차량 공유 업체 레브(Revv)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인도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현지에서 열린 투자협약식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는 인도 2위 차량 공유 업체 레브(Revv)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인도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현지에서 열린 투자협약식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이번 미고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의 모빌리티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47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모빌리티 시장은 2025년 29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2030년에는 458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보다 많은 공유업체와 다양한 유형의 모빌리티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의 전략적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정의선 부회장은 그룹지배구조개편안을 추진하던 지난 5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장 분야 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혁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다”고 밝혔다. 올해 초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투자 이후에 나왔던 발언임을 감안하면 향후 추가적인 투자는 물론 전략적 M&A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고의 설립자 겸 CEO 제프 워렌(Jeff Warren)은 “작년 서비스를 론칭한 이래 고객들이 모빌리티 다중통합 서비스를 중요한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미고는 모빌리티 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미국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현대 크래들’ 존서 상무는 “앞으로 성장이 크게 기대되는 미고와 파트너십을 맺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미고는 향후 모빌리티 시장의 새로운 요구를 충족시킬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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