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단장증후군’ 치료제 국내 첫 등장… 대증요법 대체 기대

입력 2018-09-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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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어코리아 ‘가텍스주’ 지난달 식약처 허가… 총정맥영양법 대신할 선택지로 부각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샤이어코리아의 단장증후군 치료제 ‘가텍스®주’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서울병원 이상훈 교수가 국내 단장증후군 환자 현황과 치료 현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샤이어코리아)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샤이어코리아의 단장증후군 치료제 ‘가텍스®주’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서울병원 이상훈 교수가 국내 단장증후군 환자 현황과 치료 현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샤이어코리아)

정맥을 통한 영양공급에 의존해야 하는 희귀질환 단장증후군의 치료제가 국내에 첫 도입된다. 근본적 치료제의 등장으로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글로벌 생명공학 제약기업 샤이어코리아는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텍스주’(성분명 테두글루타이드)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장증후군의 국내 치료 현실과 효능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단장증후군은 충분한 영양분과 수분 흡수에 필요한 최소 길이의 장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선천성 또는 생후 수술적 절제로 전체 소장의 50% 이상이 소실돼 흡수장애와 영양실조를 일으키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단장증후군 환자의 정확한 숫자조차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단장증후군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 당 24.5명 꼴이란 점을 고려해 국내 환자 수가 1만2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할 뿐이다. 질병코드도 아직 부여되지 않았으며, 진단과 치료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현재 국내 단장증후군 환자들은 필요한 영양분을 정맥영양주사를 통해 공급하는 대증요법인 총정맥영양법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정맥을 통한 영양공급은 무기질과 비타민, 철분 등 영양소의 결핍이 나타날 수 있고, 장기간 이어지면 간 기능 이상이나 패혈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특히 총정맥영양법은 하루 10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보호자인 가족들도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장기간 총정맥영양법이 필요한 단장증후군 환자들은 경제적인 한계로 인해 집에서 하는 자가 정맥영양공급으로 전환하게 되는데, 환자 가정 전체의 삶의 질을 떨어뜨려 이를 보완할 치료 옵션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가텍스주는 국내에서 처음 허가된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장내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GLP-2)의 유사체다. 장내 분비세포의 GLP-2 수용체와 결합, 장내 흡수력을 증가시켜 체액과 영양소 흡수율을 높인다. 1일 1회 환자의 허벅지, 팔 및 복부사분면 등에 피하주사한다.

(자료제공=샤이어코리아)
(자료제공=샤이어코리아)

샤이어코리아에 따르면 8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4주간 진행된 임상 3상 연구에서 가텍스주 투여군 43명 중 27명의 비경구영양요법(PN) 투여용량은 기준치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이 기간 위약군은 43명 중 13명만 변화를 보였다. 또한 임상을 끝까지 완료한 가텍스주 투여군 39명 중 48.8%(21명)는 24주차에 일주일 중 하루 이상 비경구영양요법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됐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이상훈 교수는 “환자 입장에서는 비경구영양요법 필요일이 1~2일 감소하는 것으로도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며 “그간 불가능에 가까웠던 1박 이상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 등 (가텍스주가) 환자 개개인에게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17일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가텍스주는 같은 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가 등재를 신청했다. 2020년 국내 본격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정헌 샤이어코리아 상무는 “희귀질환 치료제가 대부분 그렇듯이 약가가 아주 저렴하지는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연간 600만 원 이내의 범위에서 본인부담금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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