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낮다는데…더 낮은 PCE 디플레이터·GDP 디플레이터

입력 2018-09-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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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디플레이터 차감 항목인 수입 디플레이터 국제유가 상승에 급등한 탓

인플레이션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지표인 소비자물가(CPI) 지수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는 가운데 여타 물가지표들은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한은 예측이 빗나가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런 대목이다.

(한국은행, 통계청)
(한국은행, 통계청)
11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CPI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5% 상승했다. 이는 1분기(1.3%) 보다는 높아진 것이나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

반면 또 다른 물가지표인 민간소비지출(PCE) 디플레이터는 같은기간 1.3% 상승에 그쳤다. 1분기(1.2%) 보다 상승한 것이나 CPI와의 격차를 0.3%포인트로 벌렸다. 이는 지난해 3분기(0.6%포인트차) 이후 가장 많이 벌어진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도 0.6% 상승에 그쳤다. 이는 2014년 3분기(0.1%) 이후 3년9개월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CPI와 PCE 디플레이터, GDP 디플레이터는 물가지표라는 점에서 같은 통계다. 다만 이같은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계절성을 반영한 가중치에 차이가 있거나 국제유가가 급등락할 때 발생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우선 PCE 디플레이터는 CPI와 달리 석유나 원자재, 에너지, 전기 등에 대한 가중치에 차이가 있다. CPI는 연간기준으로 가중치를 적용하는 반면 PCE 디플레이터는 분기기준 가중치를 적용한다. 결국 난방기구 등 제품을 잘 쓰지 않는 여름철엔 관련 부문에 대한 가격하락분 반영이 적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CPI와 PCE 디플레이터와의 차이를 “가중치가 틀리기 때문이다. 0.1%포인트에서 0.2%포인트 정도 차이는 가중치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GDP 디플레이터 역시 GDP 속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GDP는 지출측면에서 소비와 투자, 수출을 더한 후 수입을 뺀 값이다. 우리나라는 수입 비중이 높은데다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소비재가격보다 수입재가격이 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GDP를 계산할 때 빼야할 수입 부문의 값이 크게 늘어나면서 GDP는 떨어지고 GDP 디플레이터도 끌어내리는 것이다.

실제 GDP 디플레이터를 부문별로 보면 재고를 제외한 내수는 1분기 1.2%에서 2분기 1.7%로 올랐다. 수출도 같은기간 마이너스(-)1.6%에서 0.5%로 개선됐다. 반면 차감항목인 수입도 -0.3%에서 3.8%로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6.5%) 상승 이후 3분기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 부장은 “내수 디플레이터는 상승폭을 확대했고 수출 디플레이터도 석유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 디플레이터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GDP 디플레이터는 소비와 투자, 수출 디플레이터를 합해 계산한다. 소비는 소비자물가와 투자는 생산자물가와 관계가 있다. 최근처럼 유가 변동이 클 때는 디플레이터의 변동성이 크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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