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9월 들어 처음으로 전구간에서 조정흐름을 보였다. 거래일수로는 지난달 30일 약세이후 8거래일만이다.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약해 일드커브는 스티프닝됐다. 국고10년 명목 국고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나흘만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랠리를 지속한데 따른 레벨부담감이 작용했다. 외국인은 국채선물시장에서 매도에 나섰다. 기획재정부가 6000억원 규모로 실시하는 국고채 50년물 입찰이 하루앞으로 다가온 것도 장기물엔 부담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월 경제동향에서 우리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KDI는 우리경제가 수출 증가세가 유지됨에 따라 경기의 빠른 하락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봤다. 7월 취업자수 증가폭의 급격한 위축도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 상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도였다고 판단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큰 재료가 없었던 가운데 레벨부담감과 외국인 선물매도, KDI의 긍정적 경제전망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하루앞으로 다가온 고용지표 발표를 주목할 것으로 봤다. 다만 당분간 조정 가능성은 있다고 예측했다.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 분위기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1.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이는 42.3bp로 벌어졌다. 10-3년간 스프레드도 1.0bp 확대된 35.0bp를 보였다. 전날에는 34.0bp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29일(33.4bp) 이후 9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낸바 있다. BEI는 1.3bp 반등한 108.1bp를 보였다.
원월물인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12틱 하락한 108.68로 장을 마쳤다. 미결제는 191계약, 거래량은 2계약이었다. 근월물과 원월물 합산 회전율은 0.21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807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금융투자가 674계약을, 보험이 254계약을 보였다. 투신도 35계약 순매수해 7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4월27일부터 5월9일까지 기록한 7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4개월만에 최장 순매수 기록이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25틱 떨어진 124.25를 보였다. 장중 고점은 124.53, 저점은 124.19였다. 장중변동폭은 34틱을 나타냈다. 미결제는 3290계약 감소한 11만8788계약을, 거래량은 3429계약 증가한 8만12계약을 기록했다.
원월물인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9틱 내린 124.05였다. 미결제는 939계약, 거래량은 41계약을 나타냈다. 근월물과 원월물간 합산 회전율은 0.67회를 보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093계약 순매도해 6일 3138계약 순매도 이후 대량매도세를 이어갔다. 금융투자도 1438계약 순매도해 이틀연속 매도했다. 반면 은행은 3863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4180계약 순매수 이후 20일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다.
현선물 이론가는 3년 선물의 경우 고평 1틱을, 10년 선물의 경우 저평 2틱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긍정적인 수급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내일 50년물 입찰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예상보다 나은 정부측 경제전망도 매수심리에 다소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조정장은 조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딱히 큰 재료는 없었다. 레벨부담감이 작용하면서 외국인과 증권이 매도에 나섰고, 50년물 입찰을 앞둔 부담감에 초장기물이 약한 스팁장세를 연출했다”며 “그간 원화채권시장이 글로벌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강했다. 추가 동력이 없으니 잠시 쉬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나마 KDI 해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지션이 무거워 부담이긴 하나 외국인 주도력은 유지될 것 같다. 내일 고용지표 발표도 주목할 재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