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공개념, 뛰는 집값 특효약 될까

입력 2018-09-12 10:39 수정 2018-09-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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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토지공개념 카드를 다시 꺼냈다. 토지공개념은 진보정권에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때마다 추진했으나 시장의 저항과 위헌 논란 속에서 무력화했다. 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다시 토지공개념 방안을 적극 검토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토지공개념을 비롯해 획기적인 부동산 대책의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토지공개념을 도입한 것이 1990년대 초반인데 개념은 도입해 놓고 실제 20년 가까이 실체를 만들지 않다 보니 토지는 제한 공급제인데 유동성이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토지가 공급되지 않아 집값이 폭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중앙정부가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토지공개념) 필요성에 공감하고 검토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원론적 논의 수준이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토지공개념은 땅의 소유와 처분에 관한 권리를 공적으로 규제한다는 논지로 추미애 전 대표도 강조하는 등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권 내부에서 계속 논란이 돼왔다.

이 대표가 최근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을 줄곧 강조해온 만큼 조만간 정부가 공공 임대주택 등을 위한 토지 공급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의 부동산 대책에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 등 보유세 강화 방안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노태우 정부 때 본격적으로 제도화가 추진돼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 등이 제정됐지만 헌법 불합치 판결을 받고 폐지됐다. 노무현 정부가 토지공개념에 기반해 종합부동산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을 도입했지만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었고,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로 토지공개념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는 토지공개념이 현 상황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 예측하기 힘들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지공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부동산 투기를 차단할 수 있는 각종 법과 제도 마련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전날 “전국에서 일괄 시행하는 것은 많은 부담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지방세의 한 유형으로 국토보유세를 목적세로 만든 다음 조례로 하고 싶은 지자체만 하라고 하면 된다”면서 “공동주택 분양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공공이 환수해 기금을 만들고 이 재원을 장기 공공 임대주택을 짓는 데 사용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이미 개발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 토지공개념을 반영한 제도를 운영해왔는데 향후 어떻게 더 바꿀지는 사실 예상하기 힘들다”면서 “토지공개념이라는 개념 자체가 애매하고 추상적이며 구체적인 내용이 없기 때문에 향후 논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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