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게는 공권력이 있다. 공권력이란 국가나 공공단체가 우월한 의사의 주체로서 국민에게 명령 또는 강제하는 권력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공권력을 남용하고, 책무를 다하지 못한 공무원은 조직에서 퇴출당할 뿐만 아니라 사안이 중한 경우에는 법의 심판대에 설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같은 메커니즘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공무원들이 공권력 남용 또는 개인 일탈 등의 행위로 옷을 벗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2014년 이후 성비위로 인한 국가공무원 징계 현황’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성매매, 성폭력, 성희롱 등 성 관련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국가공무원은 총 668명이다. 비위 행위 유형은 성폭력이 288명으로 가장 많았고, 성희롱 282건, 성매매 98건 등 순이다.
소속 부처별로는 교육부가 329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경찰청(146명), 법무부(26명) 등의 순이다. 연도별로는 2014년 29명이 성 비위로 징계를 받았던 교육부는 2017년 106명으로 크게 늘었고, 경찰청 또한 2014년 12명과 비교할 때 53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국가보훈처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성 비위로 징계를 받은 경우가 한 명도 없었고, 국가인권위(1명), 여성가족부(1명), 보건복지부(3명), 농촌진흥청(3명) 등도 상대적으로 징계 숫자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 비위 행위를 포함한 공무원의 범죄 행위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이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를 저지른 국가공무원 수는 3318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2251명, 2015년 2733명, 2016년 3613명 등에 달한 점을 감안할 때 최근 4년 새 1067명(47.4%) 증가한 것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사기·위조·횡령 등 지능범죄 791명, 폭력 500명, 강력범죄 100명, 절도 48명 등의 순이다. 또 2014∼2017년 범죄를 저지른 국가공무원 수는 총 1만1915명에 달한다.
정부 부처별로는 경찰청이 56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법무부 936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841명, 교육부 764명, 국세청 635명, 국토교통부 349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투철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공무원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성 비위 행위 등 각종 범죄를 저질러 조직에서 퇴출되는 것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다. 퇴출된 공무원 중에는 분명 평생의 꿈을 안고 공무원이 된 이들도 있을 것이고, 공무원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와 국민은 도덕성과 청렴성, 준법정신을 망각한 채 범죄와 타협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한다. 이는 그래야만 나라가 바로 설 수 있고, 국민의 삶이 보다 윤택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나 하나쯤이야’ 하는 그릇된 생각이 자신은 물론 가정과 조직과 나라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을 현직에 있는 공무원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내년에는 각 부처 공무원들의 범죄율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 보단 청렴성과 도덕성, 그리고 준법정신을 실천하는 대표 주자로 오르 내리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