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전 준비 중”…중국 노리는 韓배터리 업계

입력 2018-09-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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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효선 산업부 기자

한국의 배터리 업체들이 역습을 노리고 있다. 2016년 말부터 중국으로의 판매 길을 막았던 보조금이 2020년이면 일몰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의 개화를 앞두고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시장 재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배터리가 기술력 측면에서는 뒤지지 않기 때문에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중국 시장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는 올해 7월까지의 출하량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이차전지 시장조사 전문기관 SNE리서치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에 출하된 배터리 출하량을 살펴본 결과 LG화학, 삼성SDI는 중국산 배터리를 포함했을 때 글로벌 순위에서 각각 4위와 6위를 차지했다. 중국을 포함했을 때는 2위와 4위로 두 계단씩 올랐다. 중국을 포함했을 때 10위권 밖이었던 SK이노베이션은 6위에 올라섰다. 이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얼마나 커다란 곳인지를 짐작하게 해 준다. 삼성SDI 관계자도 “중국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중요한 곳”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이 같은 대규모 내수시장은 ‘양날의 칼’이다. 이전까지 중국 내부의 업체들이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막대한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커 왔다면, 보조금이 사라졌을 때 부작용도 그만큼 큰 법이다.

이미 부작용은 일부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상반기 중국에서 생산 판매된 전기 자동차용 전지의 출하량을 분석한 결과 상위업체와 하위업체의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다. 2018년 상반기 중국 내 전기 자동차용 리튬이온 전지의 출하량에서 1위와 2위인 CATL, BYD 2개 업체가 전체 공급량의 대부분을 공급한 것이다. 지난해 44%에서 껑충 뛰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감축하면서 기술력이 뛰어난 곳으로의 수요가 집중된 것이다. 중국은 전기 자동차의 최대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보조금을 차등화한다. 전기 자동차 보조금이 줄어들며 소비자들은 주행거리가 긴 전기 자동차를 더욱 선호하게 됐다. 이로 인해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 제품을 생산하는 리튬이온 전지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처럼 과도기를 겪는 중국과 2020년 경쟁하기 위해 기술 개발, 선제 투자 등에 나서며 시장 재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 시장 재진입이 여전히 요원하긴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LG화학, 삼성SDI의 입지가 더욱 강화되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도 점차 공세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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