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배선카 시장 개척한 中企 “대기업 진출로 고사 위기” 주장

“중국산 저가 제품 OEM 방식으로 국내에 들여와 헐값에 납품”

▲김종섭 명세CMK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중기중앙회)

중소기업이 개척한 병원 환자급식장비 시장에 CJ프레시웨이가 진출해 해당 중소기업이 부당함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종섭 명세CMK 대표는 1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병원 급식업을 하는 대기업인 CJ프레시웨이가 배선카 시장에 진출해 20년 동안 시장을 개척한 중소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세CMK는 병원 환자 급식 장비인 배선카를 생산하는 업체로 2000년부터 제품을 출시했다.

온냉 배선카는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환자들에게 주는 배식 음식을 상하지 않게 보관ㆍ배송하는 장비다.

명세CMK의 연매출액 40억 원가량이며 임직원은 26명이다. 부품 협력 업체 직원들까지 합하면 300명으로 김 대표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이들 모두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명세CMK의 배선카(사진제공=중기중앙회)

김 대표는 “대기업이 급식업체라는 지위를 이용해 배선카 시장까지 가져가고 있다”며 “중국산 저가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국내에 들여와 헐값에 납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가 진출하기 전까지 국내 배선카 시장은 명세CMK가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는 “5년간 연구, 개발한 결과”라며 “전 세계 40여 곳의 대형 병원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기준으로 명세CMK의 수출액은 200만 달러(약 22억4420만 원) 규모다.

김 대표는 “올해는 남미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이보다 수출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명세CMK CJ프레시웨이가 독자기술을 가로채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대표는 “3월 대기업의 급식 운영을 담당하는 S대형병원 배선카 시운전 데모 요구가 있었고, 대기업 측은 제품선정을 위해 제품 테스트를 하겠다며 명세에게 배선카를 시험용으로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4월 2일부터 5월 21일까지 2달 가까이 명세 제품을 테스트했는데 그 뒤에 ‘제품은 우수하지만 국내 한 소기업(D사)과 판매 MOU를 맺었기 때문에 D사 제품을(최종 납품 업체로) 선정한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애초에 D사와 냉온 배선카 납품 MOU를 체결한 상태였다면 굳이 우리 제품을 가져가 두 달 동안 테스트를 해볼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당사와 같은 전문 중소기업이 국내 산업을 일으킨다고 본다”며 “대ㆍ중소기업 간 상생의 기업 문화가 조성돼 중소기업이 개척한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와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가 근절되기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J프레시웨이는 올해 3월 16일 주방설비 전문 업체 대륭과 병원 배선카 개발, 생산 및 브랜드 출시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배선카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CJ프레시웨이 측은 “자체적으로 배선카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며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하기 위해 국내 한 소기업(D사)과 계약을 맺어 판로 확대를 위해 참여한 것”이라며 “명세CMK의 주장대로 저가의 중국산이 제품이 아닌 국내 공장에서 직접 제조하고 있는 제품으로 국내 전기안전인증(KC)도 획득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