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집'을 쓴 소설가 최옥정 씨가 13일 오전 6시 30분 암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54세.
1964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건국대 영문과, 연세대 국제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영어교사를 하다가 30대 중반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1년 '기억의 집'이 '한국소설' 신인상에 당선되며 등단한 고인은 등단 후 번역과 어린이 책 집필로 생활했다.
이후 소설집 '식물의 내부', '스물다섯 개의 포옹', '늙은 여자를 만났다', 장편소설 '안녕, 추파춥스 키드', '위험중독자들', 포토에세이집 'On the road', 에세이집 '삶의 마지막 순간에 보이는 것들', 번역서로 '위대한 개츠비' 등을 썼다.
고인은 "소설과 인생은 등을 맞댄 한 몸이라는 생각으로 인간의 삶을 관찰하고 거기서 창작의 모티브를 찾고자했다. 인간은 엄청난 일 앞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고, 작은 돌부리에도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존재"라며 "소설은 진짜여야 한다. 얼핏 터무니없는 것 같은 이 말을 바라보며 소설을 써왔다. 소설은 픽션이지만 한 줄도 삶과 동떨어진 가짜여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다. 내가 발견한 '인물'은 끝까지 나의 분신이라 여기며 책임을 지는 게 작가의 일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허균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했으며, 한문 고전읽기 모임인 이문학회에서 9년여 동안 수학한 바 있다.
유족으로는 남편 이명우 씨와 1남 1녀가 있으며, 빈소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 오전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