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겨냥한 트럼프 관세 누가 부담하나…결국은 미국 소비자

입력 2018-09-1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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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하락, 공급망 교체 등 실현 어려워…가격 인상 불가피

▲3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3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벌이며 ‘관세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상대국이 관세를 내리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누가 부담을 지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미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이 관세를 지급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글러스 어윈 다트머스대 교수는 보호무역이 한창이던 1897년 미국이 수입산 설탕 관세를 인상했을 때 외국의 수출업자들이 관세 인상분의 60% 이상을 흡수했다고 설명한다. 미국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유지 또는 인하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이 사례는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중국 업체보다도 중국의 보복 관세에 직면한 미국 대두 농민들에게 적용할 수 있다며 현실성이 낮다고 봤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유도해 관세 인상분을 상쇄하는 방안도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 중국 수출업체들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진다. 실제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3월 이래 위안화 가치는 8% 하락했다.

기타 고피너스 하버드대 교수는 환율 변동의 약 30%만이 가격으로 전가된다고 지적한다.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 탓에 중국 수출업자들이 생산에 쓰이는 중간재의 수입 대금을 달러로 내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때 생산 비용이 상승해 관세 상쇄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을 대신할 공급처를 찾으면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장려한 대응책이기도 하다. 이코노미스트는 가격과 품질면에서 유사한 대안을 택할 수 있다면 기업들이 이미 구매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게다가 관세로 위협받는 제품의 절반은 생산을 위한 중간재이다. 맞춤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 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제품의 약 4분의 1은 계열사나 자회사, 모기업 등 관련 기업으로부터 들여왔다.

무역전쟁 장기화로 관세 부과가 계속되면 미국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이전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중국 이외의 국가로 공장을 옮길 가능성도 크다. 일부 기업은 베트남으로의 이전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러 대응책에도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인상을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쇼핑백 제조사 관계자는 연말 쇼핑 시즌 주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공급업체와 재협상을 할 수 없었다면서 가격이 10~25%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영향으로 7월부터 가격을 인상했다. 애플도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에 대해 가격 인상 우려를 나타냈다. 이코노미스트는 끝내 관세를 부담하는 것은 미국 소비자들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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