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 정의선, 총괄 부회장 승진… 그룹 전반으로 경영보폭 확대

입력 2018-09-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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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와 철강, 건설, 금융 등으로 영역 확대, 제계 "경영권 승계 수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만이다. 이제껏 현대차에만 국한됐던 경영 보폭은 부품과 건설, 금융, 물류 등 그룹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는 "본격적인 그룹 승계 수순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정의선 부회장이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그룹 측은 "정 수석 부회장은 앞으로 주요 사안에 대해 정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그룹 전반의 걸쳐 신사업 추진과 그룹 인사 등을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자동차와 건설, 금융 등 그룹 전반으로 영역 확대 = 이번 인사로 정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캐피탈, 현대글로비스 등 자동차와 부품, 철강, 건설, 금융, 물류 등 전 계열사 전체 경영을 총괄하는 부회장직을 맡게 된다.

정의선 부회장에 대한 이번 역할 부여는 그룹 차원의 체계적이고 신속한 체계와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는 정몽구 회장의 판단에 따른 포석으로 관측된다. 다만 그룹 측은 이번 인사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여전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정 회장을 보좌하면서 주요 경영 사안은 정 회장에게 보고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이유 역시 정 회장의 건재함을 강조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지난해까지 현대차 경영에만 집중해왔던 정 부회장은 올초 그룹 지배구조 개편 추진 때 처음으로 그룹을 대표해 전면에 나섰다. 그룹을 대표해 외신과의 인터뷰에 나서고, 지배구조 개편안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개편안 추진이 무산되자 직접 정 부회장이 나서서 성명서를 내고 주주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앞선 개편안이 일부 주주와 외국계 의안분석자문기관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정 부회장의 승진으로 그룹 승계 수순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본격적인 3세 경영 수순" 분석 = 정 부회장은 기아자동차 사장직을 수행하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기아차 사장 시절 처음으로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고 글로벌 주요 완성체 메이커에서 실력을 다져온 굵직한 디자이너와 연구원들을 속속 영입했다. 이렇게 시작한 K시리즈가 기아차 세단 라인업이 중심이 되기도 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일부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지만 공식적인 직책을 앞세워 경영에 관여해온 곳은 현대차가 유일했다. 결국 이번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을 통해 그룹 전반에 걸쳐 경영 보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모두 7명의 부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수석부회장'이라는 직함이 나온 만큼 다른 6명의 부회장과 뚜렷한 선을 긋게 됐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부회장은 정 부회장을 포함해 김용환 부회장과 △윤여철 △양웅철 △권문식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 있다.

이들과 뚜렷한 선을 그으면서 본격적인 그룹 3세 경영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에 올초에 무산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은 하반기 정 부회장 주도로 다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수정된 개편안이 완성된 가운데 주주를 설득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시에 일부 부회장단을 대상으로한 추가 인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통상 이슈와 관련해 완성차·부품·철강 등 굵직한 사업 분야에서 현안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회복과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확대 등도 시급하다"며 "정 수석부회장이 정 회장을 보좌해 이런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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