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터쇼, 3년 연속 관람객 100만 명 돌파

입력 2008-05-13 17:31 수정 2008-05-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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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열전에 돌입했던 부산모터쇼가 12일 막을 내렸다. ‘자동차, 생활을 넘어 문화로(Automobile, It's a culture beyond life)’라는 주제로 열린 2008 부산국제모터쇼에는 10개국에서 156개사(국내: 134개 업체, 해외 : 22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3회 연속 관람객 100만 명(102만3700여명) 돌파를 기록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부산국제모터쇼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서 24개 브랜드 156대의 차량을 출품해 차세대 신기술 및 미래 트렌드를 제시하면서, 2005년부터 이어진 국내 모터쇼의 부산(짝수해)-서울(홀수해) 교차개최가 성공리에 정착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모터쇼에는 23대의 신차와 컨셉트카를 비롯해 각 참가업체들이 마련한 다양한 부대행사와 볼거리가 마련되어 관람객을 즐겁게 했다. 특히 컨벤션홀에 마련된 개인소장가의 미니카 전시회와 플레이스테이션 그란투리스모 체험회는 별도의 입장료 없이 즐길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모터쇼는 연휴기간이 끼어 있어서인지 부산, 경남지역을 제외한 타 지역 관람객이 크게 늘었다. 특히 서울, 인천, 경기지역 관람객들이 8%에 육박했으며, 경품 차량 당첨자도 경기도, 광주시, 대구시 등에서 골고루 나와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었다.

부산모터쇼의 성공에는 레이싱모델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모터쇼에서 푸조 부스의 모델로 나선 송아름 씨(사진 왼쪽)는 “모터쇼에서 활약하면 아무래도 인지도가 올라가니 모델로 활동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면서 밝은 원색의 유니폼과 본인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진 점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서 크고 작은 문제점도 노출됐다. 과거 전시회에 비해 앉아서 쉴 곳이 많아져 차를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었으나, 레이싱모델과 촬영하려는 일부 관람객들이 차 관람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보였다. 특히 일부 남성 관람객은 레이싱모델에게 지나친 신체접촉을 시도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한 임시주차장과 셔틀버스의 배차간격이 적절치 못해 관람객에게 불편을 준 점도 지적됐다.

▲사전 예고 없는 ‘월드 프리미어’ 깜짝 공개되기도

이번 모터쇼 조직위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사전 브리핑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가 하나도 없다는 지적을 받고 곤혹스러워했다. 하지만, 막상 모터쇼의 뚜껑을 열자 혼다가 뉴 레전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예상치 못한 공개에 조직위가 또 한 번 당황했음은 물론이다.

부산 모터쇼 관계자는 “업체들이 지나치게 보안유지를 하는 바람에 ‘월드 프리미어’라는 빅뉴스를 놓치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국내 모터쇼의 경우 이처럼 보안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감이 있으나, 세계 유수의 모터쇼들은 항상 모터쇼 현장에서 깜짝 공개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언론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모터쇼에는 총 2920명의 외국 바이어가 참여, 약 10억5400만 달러(내수 상담액 포함)의 상담액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목표인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액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상담액’이어서, 실제로 계약까지 이른다는 보장은 없다. 이에 대해 부산모터쇼 관계자는 “과거에는 실제 계약 가능액수 등을 구분해 집계했는데, 이를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았다”면서 “이번 모터쇼의 경우 전시회 개막 다음날부터 바로 수출상담회를 진행해 좋은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업체 불참 아쉬움 남겨

한편 이번 모터쇼는 미국의 빅3 업체가 모두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수입차업체들이 모두 개별부스로 참가했는데, 이로 인해 각 업체별 참가금액이 5~10배가 늘어나게 됐다. 따라서 판매대수가 크지 않는 미국 업체들은 참가비용에 큰 부담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 한국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의 설명이다.

그러나 유럽 업체 가운데 판매규모가 크지 않은 곳도 참가한 곳이 많은 만큼, 단순히 판매규모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래서 ‘비용 대비 효과’가 적어서 불참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물론 미국 업체에 한정된 이야기다. BMW의 경우는 법인 구매자의 상당수가 경남 지역에 등록을 한 덕분에 경남지역 판매비율이 상당히 높다. 물론 실제로 경남지역에서 구입한 비율은 떨어지지만, 이 지역 수요자들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혼다의 경우도 부산 지역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주요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이번 모터쇼를 둘러본 관람객들은 “전시차를 구입하면 할인되는 것 아니냐”는 문의를 많이 했다고 모터쇼 조직위는 밝히고 있다. 따라서 모터쇼에 나온 차들은 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시회에 등장했던 차들은 참가업체들이 훼손 정도에 따라 할인율을 적용해 직원용으로 판매하거나 시승용차로 활용한다. 또는 업체에 따라서 지역 딜러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하는데, 딜러들은 이 차를 주로 시승용으로 활용하게 된다.

▲지역 경제 파급 효과 ‘쏠쏠’

이번 모터쇼는 수출 상담이라는 직접적인 경제효과 외에도 상당한 규모의 지역 경제 파급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모터쇼 참가업체들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장치비와 관계자 체류 경비, 해외 바이어와 국내외 관광객의 방문 등으로 약 3000억원의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몇 가지 개선점도 지적됐다. 우선 커지는 모터쇼 규모에 비해 벡스코의 공간에 협소한 점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2년 벡스코가 제2전시장을 증축하기 전까지는 당장 해결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따라서 모터쇼 조직위는 전시장 증축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행사의 내실화에 더욱 힘쓴다는 계획이다.

부산모터쇼가 국제적인 행사로 커나가기 위한 미디어 홍보활동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모터쇼 조직위는 4회째인 이번 모터쇼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적극 홍보하는 모습이었으나, 외신 기자들은 거의 초청되지 않았다. 또한 인터넷을 제외하고는 사전 해외 홍보활동도 아직 미숙한 모습을 보여, 개선 과제로 지적됐다.

또한 프레스룸에 미디어용 라커룸이 설치가 안 되어 많은 기자들이 자료를 들고 다니거나 자기 자리에 불안하게 놔두는 모습이 보였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나 도쿄모터쇼의 경우는 미디어용 라커룸이 넉넉히 설치되어 이러한 불편함을 찾아볼 수 없다.

부산모터쇼는 이제 4회째를 맞은 신생 모터쇼다.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해외 주요 모터쇼에 비해 부족한 점이 눈에 띄지만,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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