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현대차그룹, 연말 인사 몰아친다

입력 2018-09-17 08:57 수정 2018-09-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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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연말 인사에서 큰 폭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맡았던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단의 수장 격인 그룹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정 수석 부회장이 승진한 것은 2009년 현대차 부회장에 오른 뒤 9년 만이다. 정 수석 부회장이 그룹 내 6명의 부회장단 보다 높은 위치에서 그룹 전반을 지휘하게 되면서 일부 부회장의 역할은 모호해졌다. 이런 이유로 정 수석 부회장이 젊은 경영진들을 전진배치해 부회장단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말에 대폭 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 정의선 시대’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 수석 부회장은 이번 승진으로 기존 현대차와 함께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카드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이노션 등 그룹의 모든 계열사를 관장하게 된다. 사실상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역할을 맡으면서 3세 경영을 본격화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정 부회장을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키로 한 것은 3세 경영 본격화와 함께 미래자동차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정 수석 부회장은 이달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는 현대차 뿐만 아니라 그룹 내 계열사들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필요한 작업으로, 정 수석 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 수석 부회장의 승진으로 그간 정 회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던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의 거취도 관심이 쏠린다. 김 부회장은 한전부지를 인수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로 신사옥 건설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만, 한전부지 인수 당시 고가 인수라는 논란이 있었고, 신사옥 건설도 정부의 승인 보류로 진행이 더뎌져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경영진의 세대교체에 탄력을 붙여왔다. 3월에는 하언태 현대차 부사장이 현대차 대표이사에, 7월에는 최준영 기아차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 수석 부회장은 승진 후 첫 행보로 평양 대신 미국행을 택했다. 평양행에는 김용환 부회장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 수석 부회장은 16일 출국해 로스 미 상무부장관 등을 만나 미국 무역확장법 자동차 부문 예외를 인정받는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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