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에 의하면 일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은 청소년기부터 자리 잡는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일꾼’과 ‘놀이꾼’이다. 일꾼은 일 같은 활동을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고, 놀이꾼은 너무나 많은 시간을 놀이로 보내는 학생이다. 일꾼은 놀이꾼보다 일 같은 활동을 하면서 훨씬 긍정적인 경험을 하는 데 반해 놀이꾼은 일꾼보다 일을 괴롭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일꾼은 놀이꾼에 비해 일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또 한 가지의 특별한 사실이 있다. 일꾼들은 놀이에 가까운 활동을 할 때도 긍정적인 경험을 더 자주한다는 것이다.
일꾼의 입에서는 내적 보장이나 호기심과 같은 단어들이 자주 나오지만 놀이꾼의 입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중요한 사실은 일꾼은 일에 전념하는 빈도가 높은 반면 놀이꾼은 일은 줄이고 재미를 극대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 일꾼은 시간 낭비를 싫어하고, 좋은 직업을 갖고 생산적이고 독립적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놀이꾼은 틀에 박힌 생활에 진저리를 친다. 이는 성인들의 삶에서 발견하는 것과 유사하며, 일꾼과 놀이꾼의 뿌리가 오래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가 발견한 또 한 가지 특징은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은 모든 사람이 갖고 있지만 몰입 경험의 빈도와 강도는 사람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몰입 능력이 강한 사람은 자기 목적성을 중시하고 외부적 보상보다는 활동 자체가 가진 의미와 중요성을 찾아내는 경향이 있다. 청소년 가운데 어린 시절의 경험과 사회적 환경으로 말미암아 운동이나 오락 같은 여가 활동이 아닌 다른 활동에서도 즐거움을 맛볼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청소년기부터 생산적 활동을 하면서 몰입을 경험할 기회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의 연구에는 의외의 결과도 있다. 이 결과는 저자도 다소 놀라움이었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초등학교 6학년을 전후해 아이들의 머리에는 일은 이런 것이고, 놀이는 이런 것이라는 이미지가 어느 정도 자리 잡게 된다는 사실이다. 인생의 초년부터 여가 활동 외에 생산적인 활동에서 몰입 경험을 갖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저자는 청소년이 어떤 활동에 푹 빠져들어 시간 감각을 잊어버리고 일과 혼연일체가 되는 상태를 몰입이라고 부른다. 연구가 밝혀주는 것은 몰입 경험을 외부적 보상만으로는 얻기가 힘들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자기 목적성을 찾아내는 것은 몰입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권태와 타성을 멀리하고 부지런함과 즐거움을 자신의 것으로 채택하기 시작한 학생이라면, 일을 즐기는 요령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몰입과 진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행해진 몰입에 관한 연구서이지만 이 책의 메시지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결과들이다. 인생 전반에 대해 호기심과 흥미를 잃지 않는 방법,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이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