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우버 앞지른 ‘작은 고추’ 택시파이

입력 2018-09-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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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택시·모바일머니 등 현지에 적합한 사업으로 시장 선점

▲택시파이 로고가 부착된 차량. 사진제공=택시파이
▲택시파이 로고가 부착된 차량. 사진제공=택시파이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은 차량공유업계에도 적용된다. 유럽 소국 에스토니아의 유니콘 기업 택시파이가 세계 1위 우버를 제치고 아프리카 시장을 장악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2013년 창업한 택시파이는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을 장악한 차량공유서비스 업체다. 우간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케냐, 가나 등 아프리카 6개 국가에서 240만 명의 적극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역의 우버 적극 이용자는 130만 명이다. 이집트와 모로코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택시파이는 다임러로부터 1억7500만 달러(약 2000억 원)를 투자받았으며 5월에는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그러나 우버와는 비교할 수 없다. 우버의 가치는 720억 달러로 CB인사이트가 집계한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유니콘 기업이다. 택시파이의 전 세계 이용자는 150만 명 정도나 우버 이용자는 750만 명에 달한다. 택시파이는 27개국 50개 도시에 진출한데 비해 우버는 65개국 600개 도시에 퍼져있다.

택시파이는 글로벌 사업 규모는 작으나 아프리카 시장에 집중한 전략으로 성공했다. 마르쿠스 빌리그 택시파이 최고경영자(CEO)는 “아프리카 지역은 대중교통이 부족하고 자동차 보유도가 낮기 때문에 차량공유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유럽 등 선진국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실업률로 인해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는 쉽고 유연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시장의 차량공유서비스 수요와 공급 가능성을 꿰뚫어 본 것이다.

현지 사정에 맞는 사업 방식도 성공의 발판이 됐다. 택시파이는 우간다에서 오토바이 공유서비스를 시행한다. 현지에서 ‘보다보다’로 불리는 오토바이 택시는 캄팔라 등 우간다 도시에서 널리 이용되는 교통수단이다. 택시파이는 이를 우버보다 먼저 제공하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스마트폰과 은행 계좌가 없는 차량 기사들로 우버가 애를 먹는 사이 택시파이는 아프리카에서 널리 쓰이는 ‘모바일 머니’를 통해 기사들에게 요금을 지급했다. 모바일 머니는 휴대전화를 사용해 송금·결제하는 서비스로 은행 계좌 없이 통신사를 통해 휴대전화만 개통하면 이용할 수 있어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신흥국에서 널리 사용된다.

우버는 중국에서 디디추싱에,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그랩에 밀려난 데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경쟁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WSJ는 택시파이의 확장은 차량공유서비스 ‘거인’인 우버가 현지의 작은 시장을 노린 경쟁자들에게 취약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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