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미중 무역전쟁 ‘새우등’ 신세

입력 2018-09-18 08:17 수정 2018-09-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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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복조치, 애플 겨냥할 수도…트럼프 관세로 제품 수입비용 증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치노 애플 본사의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필 실러 애플 부사장이 새로 출시하는 아이폰XS맥스를 소개하고 있다. 쿠퍼치노/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치노 애플 본사의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필 실러 애플 부사장이 새로 출시하는 아이폰XS맥스를 소개하고 있다. 쿠퍼치노/AP연합뉴스
애플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고래’의 싸움에 등이 터지는 신세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와 그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로 애플이 위기를 맞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역 전쟁이 여러 기업을 뒤흔들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애플에 특히 치명적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거의 모든 제품을 중국에서 조립하고 있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확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과 중국의 보복 조치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2000억 달러(약 225조 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새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중국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애플 제품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한 거의 모든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중국 정부가 보복 조치로 재료와 장비, 부품 판매를 제한하면 현지에서 조립 생산되는 애플 제품들이 위협을 받는다. WSJ는 중국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공급업체가 애플에 핵심 부품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한다. 애플의 중국 내 공급망은 이에 대해 “단기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무역 전쟁이 심화하는 시기도 애플에 좋지 않다. 애플은 이번 주부터 새 아이폰 3종과 신형 애플워치 출하를 시작한다. 신제품은 연말 쇼핑시즌에 판매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이 연간 매출의 3분의 1을 벌어들이는 시기다. 이때 미·중 무역 전쟁의 직격탄을 맞게 되면 애플에 치명적이다.

트럼프 정부의 새 관세안에 애플워치 등 스마트워치 제품은 포함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하고 있어 애플이 피해를 보지 않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마크 베나 무어인사이츠앤드스트레티지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보복 위협이 엄청난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은 쇼핑시즌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핵심 부품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보복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애플의 마진을 떨어뜨릴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미국이 10% 관세율을 적용한 상황에서 중국에서 제조된 애플워치 시리즈3의 수입비용은 현재 115달러에서 11달러 인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제품의 소매가는 268달러이다. 웨인 램 IHS마킷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마진은 매우 건강하기 때문에 이 관세를 대부분 견뎌낼 수 있다”며 “그러나 관세율을 고려했을 때 스마트워치에 대한 애플의 총이윤은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 기업을 해치는 무역 전쟁을 피할 것을 촉구했다. 이달 초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문서에서는 대중 2000억 달러 관세가 애플워치와 에어팟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애플은 “관세는 외국 경쟁사보다 애플을 불리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어 “관세는 미국 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키고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준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어려움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가 중국에 부과할 막대한 관세로 인해 애플 제품의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쉬운 해법이 있다. 애플이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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