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견제속 남북 경협 무엇이 논의되나

입력 2018-09-18 10:20 수정 2018-09-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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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 ‘평양생산’ 재개 기대…상사 부문 협력 나설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방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4대 그룹 수뇌부를 비롯해 경제인 17명을 동행함에 따라 남북 경제협력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박 3일간의 공식 평양 방문 일정에 돌입한 문 대통령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이끌어낼 최고의 카드로 남북경협을 선택했다. 역대 방북 특별수행단 중 최대 규모의 경제계 인사가 동행하고 이들 경제인 대부분이 남북 경협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강한 경협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을 포함한 4대 그룹 수뇌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경협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남북이 본격적으로 경협을 추진하는 데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현재 유엔 제재 속에서 대부분 경협 사업은 할 수 없는 데다 미국 측이 이번 경제인 방북에 대해 비핵화 없이 남북경협은 불가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나타내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공식적인 남북경협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보다는 비핵화가 이뤄질 경우에 대비해 바로 경협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북 경제인의 면모를 살펴보면 남북은 사회간접자본(SOC)·자원개발·가전제품 생산·건설·에너지 등 향후 다양한 경협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비핵화 진전으로 유엔의 제재가 해소되는 국면에서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평양에서 연간 약 5만 대의 TV를 생산한 경험이 있어 가전제품 사업 재개 가능성이 있다. 당시 삼성과 LG는 부품을 서해 해로를 통해 평양까지 공급하고 평양 조립 공장에서 조립해 다시 배를 이용, 국내로 들여왔다. 이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천안함 사태 등으로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LG는 2009년에, 삼성은 2010년엔 생산을 중단했다. 또 상사 부문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있다. 삼성물산과 LG상사가 북한의 광물 자원 개발 협력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SK그룹은 에너지와 통신 분야에서의 협력이 가능하다. 러시아에서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PNG) 사업이 추진될 경우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 국내 통신망 업계 1위인 만큼 IT 인프라를 까는 데 SK가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부문 협력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2005년까지 북한에 30만 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사업을 북측과 논의하다 무산된 바 있다. 또 계열사인 현대로템 등을 통해 남북 간의 철도 연결과 도로확장, 인프라 구축을 담당할 것이란 기대도 크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과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동행한 것은 에너지, 철강, 철도 등 SOC 사업 분야 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다. 포스코는 남북경협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북한 인프라 구축 사업, 북한 제철소 리노베이션 등 철강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을 포함해 전력, 통신, 철도 등 7개의 핵심 남북경협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어 협력 사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관광지구 토지 이용권 △금강산관광지구 관광 사업권 및 개발 사업권 △개성공업지구 토지 이용권 △개성공업지구 개발 사업권 △개성관광 사업권 △백두산관광 사업권 △SOC개발 사업권 등 남북경협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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