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어 유럽도 ‘아프리카 드림’

입력 2018-09-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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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일자리’ 부문에 초점…FTA도 추진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가 8월 30일(현지시간) 가나 아크라의 대통령 궁전에서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아크라/AP뉴시스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가 8월 30일(현지시간) 가나 아크라의 대통령 궁전에서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아크라/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아프리카와 새로운 경제 관계를 확립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기치로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EU도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중국에 밀려 아프리카의 최대 무역상대국 지위를 잃을까 조바심을 내던 EU는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주 집행위원회 연례 연설에서 “유럽과 아프리카 간의 새로운 협약을 제안한다”며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투자 자금을 400억 유로(약 52조 원)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EU 집행위원회(EC)는 유럽투자은행(EIB)과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EIB는 이미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오는 이민자들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데 약 60억 유로를 지원했다. EIB는 앞으로 350억 유로를 추가 투자할 것으로 기대한다.

투자의 핵심은 ‘교육’과 ‘일자리’다. EU는 향후 5년간 아프리카 국가들에 100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75만 명에게는 직업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10만 명에게는 유럽 교환학생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 제도를 통해 고등 교육을 지원할 방침이다. 교통과 도로 등 사회 인프라와 에너지 사업 등에도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EU의 새 전략이 이미 예전부터 공언했던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는 반론도 있다. 이에 대해 네벤 미미카 EU 국제협력개발 위원은 DW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일관된 경제 전략 없는 투자에 불과했다”며 “이제는 EU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파트너십과 협력을 통해 국가 발전을 위한 최상의 기회, 그리고 민간 부문 간 프로젝트 통합을 논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C는 네덜란드개발은행(FMO)의 지원을 받아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의 피난민들과 귀국자들 그리고 소규모 기업에 소액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초기 자본 약 7500억 유로를 통해 수천 개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계획의 일부다. EU 수석외교관 페데리카 모게리니는 “유럽과 아프리카는 이미 강력한 정치적 파트너다. 다음 단계는 진정한 경제적 파트너가 되어 무역과 투자 관계를 심화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아직 중국과 미국을 앞서는 아프리카 최대 무역 파트너로, 아프리카 전체 수출의 36%를 차지한다. 그러나 단일 국가로서는 중국이 이미 압도적으로 가장 큰 아프리카 최대무역국이다. 지난 10년간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에 쏟은 돈만 약 1250억 달러에 이른다. 이렇게 입지가 흔들리면서 유럽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FTA 체결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관세 장벽을 대부분 해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프리카와 유럽 국가들 사이의 경제 규모와 발전 상황 정도가 다르고,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 아직 농업에 치중해있다. 게다가 이미 유럽산 제품들이 낮은 가격으로 아프리카 시장에 침투하고 있으므로 공정 거래 원칙이 깨진다는 비판이 많다. DW는 유럽 농민들은 ‘가격 후려치기’로 인한 피해를 EU로부터 보전받을 수라도 있지만, 아프리카의 소규모 농민들은 생계 자체가 위협받기 때문에 관세 철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정부기구(NGO)들은 부국과 빈국 간 무역에 같은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인 나이지리아는 지금까지 EU와의 경제 파트너십 협약을 거부했다. DW는 EU의 원대한 목표가 아프리카-유럽 간 복잡한 경제적 이해 균형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단순하고 이상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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