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24일부터 600억달러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

입력 2018-09-19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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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000억 달러(약 224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3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과 관련, 중국도 6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24일부터 부과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18일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미국산 농산물과 기계, 화학 제품 등 5207개 품목을 대상으로 5~10%의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의 대중 관세 발동 시점에 맞춰 24일부터 발동한다. 미국 정부가 예정대로 내년 초부터 세율을 25%로 올리면 중국도 마찬가지로 인상할 방침이다.

미국 백악관의 추가 관세 발표 이후 류허 부총리는 측근들과 서둘러 대응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제안한 새로운 무역 협상을 위해 실무자들을 미국 워싱턴에 파견할 것인지 여부를 논의했다고 한다. 앞서 미국 측은 중국에 새로운 무역 협상을 제안,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류 부총리가 이를 놓고 조율 중이었다. 하지만 이와 관계없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차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양측 간에 기대되던 화기애애한 무드는 산산조각이 났다.

미국 측은 자신만만하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18일 경제전문 방송 CNBC에 출연해 “대중 수입은 수출보다 거의 4배나 많다”면서 “중국은 미국에 보복할 실탄(bullets)이 없다”고 강조했다.추가 관세 폭탄을 또 주고받으면 중국은 더 이상 관세를 부과할 미국산 제품이 없기 때문에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략적 우위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실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한층 더 격화하면서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미 협상에서 더 이상 양보는 없다며 강경하게 대응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미 둔화하고 있는 중국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미국 정부나 미국 재계에 대한 움직임도 계속해서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류허 부총리 측근인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팡싱하이 부주석은 18일 톈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미국의 협상 자세에 대해 “소국에는 주효할 수도 있지만, 중국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는 협상 분위기를 망친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중국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무역 협상을 미뤄야 한다는 견해도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과시하고 있는 만큼 협상 타결에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중국 당국자들은 중간선거가 끝나야 양보를 이끌어내기 쉽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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