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 아마존 쇼크가 올 것인가. 많은 미국 소비자가 아마존이 은행을 세우면 이용할 의향이 있음을 보였다고 18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보도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가 6000명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서비스 설문 조사에서 아마존 유료회원인 프라임 고객 중 약 65%가 아마존이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시작하면 계좌를 개설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마존 일반 회원은 43%, 비회원은 37%가 계좌 개설 여부에 ‘그렇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의 강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금융산업에 뛰어들 수 있다. 베인에 따르면 아마존 회원이 보유한 자산은 미국 가계자산의 약 75%에 이른다.
베인이 고객 충성도를 점수화한 순추천고객지수(NPS)에서도 아마존은 전통적인 은행을 뛰어넘는 점수를 받았다. 아마존은 47점으로, 지역은행(31점)과 대형은행(18점)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은행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젊은 층의 아마존에 대한 선호다. 베인 설문조사에서 18~34세 연령대의 70%가 아마존 계좌를 개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아마존이 은행을 세우면 미래 고객들을 빼앗길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아마존이 지난 3월 JP모건체이스, 캐피털원과 자사 고객을 위해 당좌예금과 비슷한 금융상품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아마존이 결국 자체적인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커졌다.
베인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의 사례는 IT 업체가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빠르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은 불과 4년 만에 세계 최대 머니마켓펀드(MMF)를 창출했다. 앤트파이낸셜의 대출액은 최소 950억 달러(약 106조 원) 이상이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제라드 드 투와 베인 파트너는 “대형은행들은 아마존 위협을 확실히 자각하고 있다”며 “테크기업들은 훌륭한 고객 경험에 대한 기대치를 설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마존은 고객 관련 빅데이터도 보유하고 있어 신용 평가 등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투와 파트너는 “아마존이 홀푸즈마켓 매장에 ATM을 설치하거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