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한국 투자자들이 영국 런던 중심가 부동산 시장에 큰손으로 부상했다.
18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한국 투자기관들은 올해 들어 최근까지 런던 오피스 빌딩에 19억5000만 파운드를 투자했다.
영국 부동산업체 세빌스는 한국이 올해 말까지 런던 오피스 빌딩에 30억 파운드(약 4조4200억 원)를 투자하면서 외국인 중 최대 구매자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세계 3위 공적 연금 펀드인 국민연금공단(NPS)은 런던 홀 본 지역에 있는 골드만삭스 지역에 있는 11억6000만 파운드에 매입한 뒤 다시 골드만삭스와 25년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영국 빌딩 매입가 중 역대 두 번째로 큰 액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런던 금융가 시티의 ‘20 올드 베일리’ 건물을 3억4100만 파운드에, ‘캐논 브릿지 하우스’를 2억4800만 파운드에 사들였고, 한국투자증권은 펜처치스트리트 정류장 인근의 ‘70 마크레인’을 매입하는 데 2억 파운드를 투자했다.
더타임스는 한국 금융기관이 런던 오피스 부동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건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수익률이 비교적 괜찮은 곳을 찾아 나설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런던 오피스 빌딩의 임대 수익률은 연 4.25%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3.25%보다 높다.
세빌스의 스티븐 다운 투자책임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가 걱정됐다면 한국인들이 런던 부동산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해외부동산 투자에 제한을 가하면서 한국이 가장 큰 구매자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투자자들이 올해 영국 부동산 시장으로 들고 온 돈만 47억7000만 파운드에 달해, 전체 투자의 60%에 달했다. 매입가 1억 파운드 이상의 17개 거래 중 9개를 아시아 투자자들이 체결했다. 영국 투자자들은 올해 38개 건물을 매입했지만, 그중 5000만 파운드 이상인 건물은 8개에 그쳤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런던 부동산 시장 투자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자 아시아로부터 투자가 몰려들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진단했다. 그러나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는 13일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주택시장이 붕괴해 주택가격이 3년 내 35%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율 급등으로 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