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홈에버 인수 '노조와 갈등 없을까'

입력 2008-05-14 17:42 수정 2008-05-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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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업계 2위 홈플러스가 14일 홈에버를 전격 인수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사측과의 갈등으로 대량 해고된 홈에버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는 이날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해고자 복직 및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2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 대해 조건 없이 승계할 계획"이라며 "다만 직원별 세부 적용 부분은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삼성테스코는 "구체적인 고용 승계 범위는 향후 엄밀한 실사 과정을 통해 확정지어 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는 기존 홈에버 입장과 차이가 없는 데다가 지난해 이랜드 사태 이후 해고자들에 대한 복직 여부도 빠져 있다는 점에서 향후 갈등이 야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창립이래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 온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역시 '노사협의회'만 구성돼 있고 노동조합이 없는 상태여서 이랜드 일반노조와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앞서 이달 8일 이랜드 일반노조 해고 조합원 27명은 이랜드를 상대로 집단소송(대표 4명)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랜드 사태는 지난해 이후 여타 비정규직 문제와 연관돼 화두가 돼 왔다.노조에 따르면 이랜드 그룹이 지난해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계약 갱신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비정규직 근로자 350명 이상이 해고됐고, 정규직까지 감안하면 해고된 노동자는 400여명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현재도 400여명의 이랜드-뉴코아 해고 노동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최소한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은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홍윤경 이랜드 일반노조 사무국장은 "현재까지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이랜드가 져야 하며 삼성테스코 역시 수용안에 미흡할 경우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민주노동당은 성명을 내고 "과거 한국 까르푸가 이랜드에 인수돼 홈에버가 되면서 고용승계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 해고로 인해 노사분규가 발생했다"며 "홈플러스는 홈에버를 인수하면서 직원 승계 등 현안 문제 해결를 위해 노조와의 교섭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 활동은 헌법에서 인정하는 노동3권의 기본권이며 무노조 원칙을 고수해 온 삼성테스코의 경영진들과 홈에버 노조와의 노사갈등도 예고되고 있다. 삼성테스코는 부당하게 해고된 기간제노동자등 해고 노동자에 대한 고용승계는 기본이며 노조의 정당한 주장을 기꺼이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진보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랜드 그룹이 까르푸를 인수할 때도 노동자 전원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 수천 명을 일거에 계약해지 했던 이력이 있다"며 "거리로 내몰린지 1년여, 아직도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줌마 노동자들의 탄식과 한숨은 깊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홈에버 노동자들의 완전한 고용승계는 물론이고 직장에서 쫓겨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복직 시키고 정규직화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파업 과정에서 노동자들에게 부과된 손배가압류 등 경제적 제재와 민,형사 고소, 징계 등은 삼성테스코가 풀어야 필수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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