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의 부흥으로 중국에서 억만장자들이 계속 배출되지만 빈부 격차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최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닛케이)가 진단했다.
핀둬둬가 올해 7월 미국 나스닥에서 16억 달러(약 1조7900억 원)의 기업공개(IPO)를 실시하면서 설립자인 황정의 재산은 약 10억 달러로 껑충 늘었다.
그러나 새 억만장자의 등장이 중국의 빈곤층을 부양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오히려 미국과의 무역 전쟁 확전에 따른 경기둔화로 많은 사람의 일자리가 위기에 처했다.
핀둬둬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기를 끌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할인 전문 웹사이트가 번성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져 저소득층 근로자 임금 인상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IT 기업이 잘 나갈수록 가난한 사람의 상황이 더 나빠지게 되는 셈이다.
중국에서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최근 2년간 악화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지니계수는 0.467로, 2015년의 0.462에서 상승했다. 지니계수가 0.4 이상을 기록하면 사회적 불확실성과 정치적 불안정성 위험이 커지는 경고 신호로 간주된다.
2016년 베이징대학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인구 상위 1%가 전체 부(富)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하위 25%는 1% 미만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관광객들은 1억3000만 건 이상의 해외여행을 했으며 그들이 쓴 돈은 1150억 달러가 넘었다. 한편 중국 전체 소비자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3억 명이 핀둬둬에서 저가 상품을 구입했다.
중국 경제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IT 등 부가가치산업으로 전환하면서 소득 격차가 새롭게 확대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기술기업들은 임원들과 엔지니어들에게는 막대한 보상을 제공하지만 반대편에는 택배기사들과 공유차량 운전사 등 저임금 근로자들이 존재한다.
홍콩중문대의 링민화 교수는 “중국의 인터넷 기반 서비스 산업 호황은 값싼 노동력 착취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많은 공장 근로자가 온라인 서비스 부문으로 전직했지만 복지 혜택이 줄어들면서 이들의 정신적, 육체적 긴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온라인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의 배달원인 천진후이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 달에 약 7000위안을 받고 있다. 이는 공장에서 일했을 때보다 약간 많이 받는 것이지만 많은 압박이 있다”며 “우리는 배달에 1분도 늦을 수 없다. 종종 제시간에 배달하려고 교통신호를 무시한다”고 토로했다. 배달이 늦거나 음식이 흘러넘치면 자신의 월급으로 돈을 내야 한다. 무엇보다 IT 기업에 적을 두고 있지만 계층 상승을 꾀할 새 기술을 배울 기회가 없는 것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