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은 박 대표가 개인 명의로 등록한 상표의 가치가 쟁점이 됐다. 박 대표 측 변호인은 “상표권을 이전했을 당시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법원에서) 감정을 해도 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당시 시점으로 상표권의 정확한 가치를 산정할 수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상표권을 개인 명의로 등록하는 것 자체가 배임 행위였고, 원앤원 회사가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돈을 지급하게 해 피해를 입힌 일련의 과정을 금액으로 잡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당시 상표권 가치 산정을 재차 요구했다. 재판부는 “프랜차이즈 업주들의 고통과 업체 횡포에 눈 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법률적으로 기소 내용이 올바르게 구성된 상태에서 처벌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어 “상표권의 가치를 판단할 땐 보통 이전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삼는다”며 검찰 측에 상표권 가치 감정 평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재판부가 검찰 측에 상표권 가치에 대한 감정 평가를 제안한 것은, 상표권 이전 당시 가치를 산정해 배임 금액을 특정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다음 달 12일 한 차례 공판기일을 더 열어 감정 평가 여부에 대한 검찰 측 의견을 듣기로 했다.
앞서 재판부는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박 대표가 혐의를 인정해 지난달 17일 바로 변론을 종결했다. 이달 30일 선고 예정이었으나, 박 대표 측 요청으로 변론을 재개해 이날 공판기일을 열었다.
박 대표는 2009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부대찌개 업체 박가부대 등 상표 5개를 회사 명의가 아닌 자신이 설립한 다른 회사 명의로 등록하고, 원앤원으로부터 상표 사용료 21억35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