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선거 개표 결과 국회의원 표 405표, 당원 표 405표 등 총 810표 중 아베 총리는 553표를 받았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득표수는 254표에 그쳐 아베 총리와 표차가 컸지만, 목표했던 200표는 넘었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로 이 기간을 모두 채운다면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가 된다. 2006년 첫 집권 당시 만 52세로 최연소 총리 타이틀을 얻었던 아베 총리는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됐다.
이날 아베 총리는 선거 승리 연설에서 “드디어 헌법 개정에 임할 수 있게 됐다”며 “국민을 위해 합심해 새로운 국가를 만들자”고 말했다. 평화헌법 개정은 일본 극우 세력의 숙원이자 아베 총리의 정치적 목표 중 하나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미국의 주도로 만들어진 평화헌법을 수용했다. 일본 헌법 9조는 ‘일본 국민은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써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2014년 ‘국민에게 명백한 위협이 있는 경우 최소한의 실력행사는 허용된다’는 해석을 도입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했다. 아베 총리의 현재 목표는 ‘육해공군 기타 전력은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헌법 9조 2항을 삭제해 자위대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 정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습 정치인이다. 그는 1982년 아버지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1993년 아버지의 선거구를 물려받아 초선 국회의원이 됐다. 2006년 처음 총리에 임명된 그는 측근의 망언과 비리 의혹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실각했다가 2012년부터 재집권에 성공했다. 북핵 문제에 있어서 ‘재팬패싱’ 논란과 사학재단 특혜 스캔들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시기도 있었으나 교도통신은 대북 강경 발언과 함께 최근 러시아, 중국 등을 오가며 만든 외교 성과가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다음 달 초 내각을 개편해 비공식 국회를 소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전력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겠다”며 3연임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