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으로 끝난 ‘브렉시트 협상’...EU-영국 서로 “양보 없다”

입력 2018-09-2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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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아일랜드 국경, 닫느냐 열어 두느냐 논쟁...EU는 단일시장 단결 해치는 것 반대

▲테레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장에 입장하고 있다. 잘츠부르크/신화뉴시스
▲테레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장에 입장하고 있다. 잘츠부르크/신화뉴시스
브렉시트 협상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이 모여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 조건을 두고 논의했으나 성과 없이 끝났다.

영국은 EU 탈퇴 후에도 EU와 같은 무역 체제를 유지한다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 ‘체커스 플랜’을 내놨으나 독일 프랑스 등 EU 측은 영국의 제안이 단일 시장을 저해할 수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계획은 영국 내 강경파들에게조차 비판받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영국-아일랜드 국경 문제다.

아일랜드 국경 개방은 정치적·경제적 실익이 커 영국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다. 현재 북아일랜드는 영국령이다. 아일랜드와 국경을 대고 있으나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자유로워 하루 평균 4만 명이 국경을 넘나들며 학교와 직장을 다닌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이 북아일랜드를 영국령으로 남기자 북아일랜드에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며 투쟁을 이어갔다. 1998년 벨파스트 협정을 맺기까지도 크고 작은 충돌이 있었고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벨파스트 협정은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체제를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정치적 갈등을 봉합해놓고, 경제적으로도 큰 실익을 얻고 있는데 브렉시트 이후 물리적 국경이 세워지면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아일랜드 사이의 새로운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영국이 국경을 닫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러나 EU로서는 국경을 지금처럼 두고 무역체제까지 유지하게 용인하면, EU 단일시장과 역내 통합을 해칠까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우리가 아직 협상할 준비가 안 된 몇 가지 이슈가 있었다”면서 “단일 시장이나 자유로운 이동 등과 관련해 우리는 체커스 플랜에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분위기는 2∼3주 전보다 좋았지만, 아일랜드 국경 문제는 좋은 의도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11월 EU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미래 무역 관계 등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EU는 단일 시장과 관련해서는 타협 없이 단결할 것”이라며 “누구도 단일 시장의 참여자가 아니고서는 단일 시장에 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EU 측의 강경한 태도에 메이 총리는 굽히지 않고 맞받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노 딜 브렉시트’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메이 총리는 “아일랜드 국경 문제의 해법으로 EU가 제시한 안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최악의 경우 ‘노 딜’ 브렉시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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