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재무분석] 풀무원, 돈 먹는 하마 ‘해외법인’

입력 2018-09-2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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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이 자회사 풀무원식품(지분율 92.8%)의 해외 실적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1년부터 공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식품은 대규모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풀무원은 5월에도 유상증자 방식으로 600억 원을 지원했다. 모회자의 자금 수혈로 급한 불은 껐지만, 해외사업 턴어라운드 여부가 향후 재무건전성의 가늠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진이 지속된다면 풀무원의 추가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외 법인 적자와 풀무원의 출자 = 풀무원식품의 해외사업은 본격적인 외형 성장에 나선 2011년 이후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전체 사업 안정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식품 해외사업 부문 영업손실은 2011년 51억 원에 이어 2014년 229억 원, 2015년 388억 원으로 확대 양상이다. 2016년과 2017년은 각각 416억 원, 361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올해 상반기 역시 170억 원 적자다.

특히 핵심 해외 사업법인인 풀무원 미국(Pulmuone U.S.A. Inc)이 2013년 이후 적자를 내고 있다. 풀무원 미국은 신설공장 안정화 과정 중 제품 품질 저하에 따른 주요 거래처 이탈, 설비 가동률 하락 등으로 영업적자 규모를 키웠고, 2016년 인수한 나소야의 안정화 비용도 적자 폭을 확대했다.

2014년 인수한 일본법인(아사히코)도 노후화된 설비교체 및 생산라인 재배치 등으로 가동률 하락을 겪었다. 2015년 원료(대두)가격 상승도 더해지면서 영업적자 상태가 지속됐다. 같은 기간 일본 내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한 홍보 비용도 증가했다. 긍정적인 면은 2016년 이후 대두가격 하락, 생산라인 일원화 등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중이다.

이 같은 지속적인 해외 법인 부진은 출자로 이어졌으며 풀무원 식품은 풀무원에서 조달한 유상증자금 600억 원을 바탕으로 약 490억 원의 자회사 출자(풀무원 미국 139억 원, 아사히코 225억 원, 중국법인 33억 원, 피피이씨글로벌김치 60억 원 등)를 진행했다.

◇부진한 영업 지표와 투자금 부담 = 풀무원식품은 2015년 해외부문 적자 폭 확대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0.9%로 떨어졌다. 과거 영업이익률은 2% 이상을 유지해 왔다. 2016년과 2017년은 각각 1.3%, 1.9%로 올라서면서 반등이 진행됐지만, 올해 상반기는 1.4%로 재차 줄어들었다.

국내 식품 부문이 5% 안팎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내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사업이 국내 이익을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우려되는 점은 투자 부담 확대다. 풀무원식품이 2015년 이후 연결기준 500억~700억 원 수준의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내고 있지만 △국내 및 해외법인 투자 확대 △사업 특성상 원재료가 변동에 따른 재고조정(연말·연초 백태의 비축구매 시행) 등으로 2015년 이후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상태가 지속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중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의미한다. 투자, 연구개발 등 일상적인 기업 활동을 제외하고 기업이 쓸 수 있는 자금이며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하면 해당 기업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풀무원식품의 2016년과 2017년 잉여현금흐름이 각각 388억 원, 354억 원 적자인 가운데 올해 상반기는 593억 원 적자인 만큼 추가적인 재무상태 악화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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