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우선' 주의를 지켜온 일본 자동차가 정작 품질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닛산과 스바루가 무자격자에게 품질검사를 맡겨와 논란이된 가운데 이번에는 닛산과 스즈키가 인증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즈키는 전날 국토교통성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시즈오카 설비를 포함한 일본 내 3개 공장에서 2009년 5월부터 지난 8월까지 2737대의 차량에 대한 연비 자료를 조작했다고 공개했다. 배기가스 성분을 측정하지 않은 채 품질검사를 합격한 것처럼 처리한 차도 6883대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무자격자에게 품질검사를 맡겨 논란이된 닛산은 추가적인 연비 및 배기가스 자료조작을 시인했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닛산은 지난 7월 1171대의 연비와 배기가스 자료에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추가 조작이 드러나 총 1205대의 자료가 조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닛산은 차량 구조나 경음기 장치 등 11개 항목에서도 253대의 자료를 조작한 것으로 신고했다.
앞서 닛산은 지난해 무자격자가 공장에서 출고차 최종검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차량 100만 대 이상을 리콜한 바 있다. 1979년부터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완성차 검사를 하는 부정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 업계는 품질검사 자료조작 등의 문제가 잇따라 드러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차에 대한 불신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비단 자동차 산업에 국하되지 않는다는게 더 문제다. 지난해 일본 3대 철강업체인 고베제강소가 자동차와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과 구리 제품 일부의 품질검사 자료를 조작해 토요타 등 주요 업체는 물론 일본 자위대에도 해당 부품을 납품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