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일정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일정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7월 6~7일 3차 방북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8월 말 4차 방북을 계획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취소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으로 막혀 있던 북미 관계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다. 특히 북한 비핵화 조치와 종전 선언을 주고받는 ‘빅딜’ 성사 여부도 관심사다.
미국과 북한은 그동안 각각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미국)와 종전 선언-제재 완화(북한) 등을 요구하며 맞서왔다. 이번 회담에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물밑협상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위한 여건이 마련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에서 북한의 한층 진전된 비핵화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이번 방북이 생산적일 것으로 생각하게끔 행동했거나 그럴 의지를 보여줬다는 뜻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평양행 비행기에 올라탈 만큼 충분히 자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방문에 이어 당일 서울을 찾아 8일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해 방북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 비핵화 협상 진전 상황과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 조치’ 등 북미 양측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일정이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는 점에 고무된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애초 중간선거(11월 6일)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봤으나, 폼페이오 장관이 우리 예상보다 좀 일찍 방북한다는 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비핵화 진전 및 종전 선언과 관련한 북미의 생각을 맞춰 봐서 일정 정도 거리가 좁혀져야 회담 날짜와 장소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그것이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 머무는 동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비핵화 및 종전 선언과 관련한) 합의 내용에 대해 아무 말 없이 만일 폼페이오 장관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발표한다면 그것은 북미 간 상당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