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침체’ 돌파구 찾는 정용진 부회장, 스크린 진출 선언

입력 2018-10-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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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성장 정체에 일렉트로맨 문화산업 전문 신규법인 설립해 ‘한국형 히어로물’ 콘텐츠 신사업 나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영화를 만든다. 주인공은 이마트가 운영하는 가전매장 브랜드 ‘일렉트로맨’이다. 정 부회장은 독자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침체한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일렉트로맨 문화산업 전문회사를 신규 법인으로 추가했다. 이로써 39개였던 신세계의 계열사는 40개로 늘었다. 신규 법인의 목적은 영상 기록물 제작 및 배급으로, 일렉트로맨 영화 제작을 담당하게 됐다.

정 부회장은 그간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이어왔다. 삐에로쑈핑과 PK마켓이 대표적이다. 코엑스와 동대문에 있는 삐에로쑈핑은 독특하고 화려한 상품들을 전면 배치함으로써 방문객들에게 겪어보지 못한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PK마켓의 경우 1950~60년대 미국 식료품점 콘셉트를 표방하며 이젠 미국으로의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임직원들에게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통해 세상에 없는 일류 기업이 되자”며 “신세계그룹이 가지고 있는 모든 콘텐츠를 다양한 스토리로 연결해 핵심 경쟁력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렉트로맨의 영화 작업 역시 남자들의 놀이터를 콘셉트로 삼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캐릭터를 히어로물로 각색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의 이같은 실험은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이 침체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형마트 시장 전체 매출액은 16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의 신장률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지난 2년간의 성장률이 1%대에 머물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업계의 고민거리로 부상했다. 그에 반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한 9조4567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렉트로맨을 운영하는 신세계 이마트 역시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69억 원으로, 2326억 원이던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사업 강화에 힘을 쏟는 등 다양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통 공룡의 영화 사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롯데와 CJ는 각각 롯데컬처웍스와 CJ ENM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쇼핑의 시네마사업본부가 분리 독립한 법인으로, 동남아시아 영화관 사업 확장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사업,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다.

CJ ENM은 미국 할리우드 현지 제작사들과 영화 제작을 논의 중이며,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 사업과 콘텐츠 기반의 유통 플랫폼 제작 등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세계가 진행하는 영화 사업의 경우 독자적인 사업보다는 오프라인 채널에 힘을 싣기 위한 목적에 더 가깝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향후 스타필드 매장에도 해당 영화 캐릭터를 접목해 콘텐츠 사업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영화사업은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성 투자로, 일렉트로맨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 사업 기회를 확보해 새로운 수익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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