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인 루푸스신염(Lupus Nephritis)을 하루 2번 먹으면서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3개월 앞당겨질 전망이다.
일진그룹은 4일 캐나다 제약회사 오리니아가 루푸스신염 3차 임상실험 환자 등록을 예정보다 3개월 빨리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오리니아는 미국 나스닥과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 TSX에 상장된 캐나다 제약회사로 1대주주는 15.9% 지분을 보유한 일진그룹 계열사 일진에스앤티다.
오리니아는 연말까지 3차 임상 실험 환자 324명을 목표로 모집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358명이 조기 등록했다.
이에 따라 52주 후인 2019년 4분기에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2020년 상반기에 신약을 출시하는 등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3차 임상 실험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미국, 중남미, 유럽 등 전 세계 27개국, 병원 200여 곳에서 진행한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6년 개발된 신약 ‘보클로스포린’을 희귀질환 신속 심사대상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FDA는 3차 임상의 경우 통상 두 가지 사례의 임상 결과를 요구하는데, 이번 루푸스신염 신약은 2차 임상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와 2회 진행해야 하는 3차 임상을 1회만 하도록 허용했다.
세계 루푸스 의료계는 2016년 2차 임상 대상인 265명의 루프스신염 환자가 특정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22개국이란 점에 주목했고, 2019년말 3차 임상 결과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루푸스신염은 전신홍반루프스(Systhemic Lupus Erythmatosus)가 신장을 침범하는 경우다. 루푸스는 면역질환을 대응하기 위해 생겨난 자가항체가 신장, 폐, 심장 등 장기와 순환계, 신경계 조직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발생하는 염증질환이다.
전 세계 루푸스 환자는 500만 명으로, 이중 40~50%인 200만 명이 루푸스신염으로 악화된다. 루푸스신염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10년 내에 87%의 환자가 말기신부전 또는 사망에 이르는 난치병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FDA나 유럽 EMA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은 장기이식 시 발생하는 거부반응을 완화해 주는 치료제 셀셉트(MMF)에 스테로이드를 병행해 치료해 왔다.
하지만 전체 환자의 10~20%만 효과를 본 반면,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백내장이나 고관절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오리니아는 2차 임상 실험에서 셀셉트(MMF)에 스테로이드 양을 줄이고, 대신 개발중인 보클로스포린 신약을 병행했다.
그 결과 22개 국가의 임상환자 265명 중 증상이 50% 이상 개선된 환자가 70%에 달했다. 투약 후 치료 속도도 기존 치료보다 2배 이상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임상 실험에 참여한 김연수 서울대학병원 부원장은 “보클로스포린의 효과는 기존 치료법보다 크게 향상된 결과를 보이고 있고, 특히 하루에 2번 먹는 치료제로 전 세계 200만 루푸스신염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