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17억 신흥시장과 난민 갈등] 히잡 속 여심 공략 나선 ‘K뷰티’

입력 2018-10-0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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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화장품 수출액 8년 새 265배 급성장…아모레퍼시픽·LG생건 등 현지 진출 활발

▲아모레퍼시픽그룹 ‘에뛰드하우스’가 3월 17일 아시아 메이크업 브랜드 최초로 두바이몰에 오픈한 매장.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 ‘에뛰드하우스’가 3월 17일 아시아 메이크업 브랜드 최초로 두바이몰에 오픈한 매장.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히잡을 두르고 눈을 제외한 얼굴을 다 가리고 있지만 무슬림 여성들도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숨길 수 없다. K드라마와 K팝 덕분에 한류에 관심이 많은 10~20대 젊은 여성 무슬림을 겨냥해 국내 화장품업체들도 할랄 시장 공략에 발걸음이 바쁘다.

4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중동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180억 달러(약 20조2100억 원)로, 앞으로 5년간 연평균 6.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슬림이 다수 거주하는 대표 지역인 중동은 막강한 인구를 자랑하며 이미 세계 5대 화장품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52억 달러(약 5조8600억 원)로 1위다. 이란과 터키, 아랍에미리트가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은 중동 시장에서 수입국 순위로는 23위로 아직까지 미진한 모습이지만 중동에 대한 화장품 수출액이 2008년 13만5000달러에서 2016년 3582만 달러로 265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에뛰드하우스는 3월 아시아 메이크업 브랜드 최초로 중동 두바이몰에 매장을 열었다. 연간 8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몰에 1호점을 오픈한 에뛰드하우스는 앞으로 걸프 연안의 주변국들에까지 시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이 2004년과 2006년 각각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중동에 진출했다. 동남아시아 외에도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에 현재 8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카타르에 매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화장품 전문업체뿐 아니라 제조업자 위탁개발생산(ODM) 업체들도 색조화장품 수요가 높은 중동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동 소비자들의 39%가 8가지 이상의 스킨케어 제품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만큼 화장품에 대한 이들의 니즈가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색상이 구비돼야 하는 색조 라인 특성상 기술 개발력과 재고 처리에 능한 ODM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

코스맥스의 경우 중국 외에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2014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이 공장은 할랄 인증까지 마쳤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할랄 화장품의 경우 식품과 더불어 향후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인 만큼 기업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 역시 2012년부터 말레이시아 자킴으로부터 할랄을 인증받은 화장품을 수출하면서 품목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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