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7대 어젠다] “주택 양극화 해소, 중·단기대책 병행을”

입력 2018-10-0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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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살리기 신뢰회복 급선무…집값·전셋값도 함께 관리해야

주택 시장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선 단기적 대책과 중장기적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장기적 대책은 지방 주택 시장이 침체에 빠진 근본 원인인 지방 경기를 살리는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일자리 감소와 주택의 과잉공급이 겹치며 지방이 조정받는 국면”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소득 및 일자리 증가 등 지역 경제 살리기가 근본 대책이라 주택 정책만으로 큰 효과를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지방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들이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국책 사업으로 밀고 있는 도시재생,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등이 실제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대해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결국은 지방에 대한 기대 심리가 나타나야 지방 경기도 함께 살 수 있다”며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등 이미 마무리 짓고 있는 사업들마저 구체적으로 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에 쏟아붓는 행정력을 지방으로 돌려야 한다”며 “지방의 경우 정부가 추진 중인 부양책에 대해 기대할 수 있도록 설득 작업이 필요하고, 서울 등 과열 지역은 당장 시장에서 공급이 늘어나는 방안을 검토해 급한 불을 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서울 시내에서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단기적 공급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방 주택 시장의 가장 큰 숙제인 ‘미분양’ 해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미분양 주택이 5만2000가구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것부터 해결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며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 있도록 지역에 유동자금이 돌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대출을 지원하거나 여러 세제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 정부가 시행했던 것처럼 미분양주택을 매입한 뒤 실거주하거나 임대 등록할 경우 취득세 및 양도세 등을 면제해주자는 것이다.

아울러 침체 지역의 집값뿐만 아니라 전셋값도 함께 관리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함영진 빅데이터 랩장은 “지방 주택 시장을 살리려면 근본적으로는 구매력이 나아질 수 있도록 조선, 해운, 자동차 등 침체한 지역산업의 구조조정과 업황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들 지역은 매매 시장뿐만 아니라 전세 시장 가격도 내려간 상태이므로 ‘깡통전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의 요율을 한시적으로 낮춰 세입자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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