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대미 원유수입 중단조치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원유생산과 수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이란 등 중동지역 원유공급 제약에 따라 미국산 원유공급이 늘어난다 해도 국제유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중동산 원유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미국산으로 수입다변화를 꾀할 시점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미국 원유수출도 2017년 이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중 미국의 원유수출 물량은 일평균 176만배럴로 2015년 46만5000배럴의 4배 가까이 확대됐다.
수출 대상국가 역시 캐나다 중심에서 아시아 및 유럽국가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실제 미국이 일평균 1000배럴 이상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는 2012년 캐나다 1개국에서 2017년 36개국으로 확대됐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지역 비중이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중 국가별 수출 비중을 보면 중국이 21.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캐나다(19.0%), 이탈리아(9.3%), 영국(7.7%), 한국(7.6%) 등 순이었다.
이는 원유공급 및 수요, 정책적 측면에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공급측면에서는 시추기술 발전과 4차산업 관련 운영방식 접목, 송유관과 접안시설 등 수출인프라 확충 등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중동 두바이유나 유럽 브렌트유가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확대됐다. 또 2017년 이후 글로벌 경기호조로 석유수요가 증가했고, 최근 유가 상승국면으로 전환하면서 셰일오일의 채산성이 개선됐다. 이밖에도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에너지 증산정책과 2015년 12월 원유수출 제한 해제 등도 기여했다.
미국 원유생산은 주요 원유수출국의 공급차질 등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유수출 구조도 기존 중동 및 중남미·유럽 중심 구도에서 미국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최기산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미국 원유 생산 및 수출은 당분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원유시장에서 미국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지만 미국쪽으로 다변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와중에 중국이 미국산 원유수입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원유수출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최 과장은 “미중 무역갈등에 따라 중국의 대미 원유수입은 9월 중 제로에 가깝게 줄었다”면서도 “단기적 요인으로 보고 있어 미국 원유 수출의 추세적 증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산 원유 공급 증가가 유가에 미칠 영향도 적다고 봤다. 그는 “미국산 원유공급은 늘고 있지만 이란과 OPEC쪽에서는 공급제약이 크다. 미국산 공급이 늘어난다해도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유가급등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