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는 사우디의 유명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됐는데 영사관 안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FT는 터키 당국자를 인용해 “터키 경찰은 카쇼기가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사전에 계획된 살인이며 시신은 이후 총영사관 밖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러한 결론에 도달한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독일 DPA통신은 경찰로부터 범인들이 카쇼기를 살해한 뒤 사체를 토막 냈다고 들었다는 카쇼기의 지인 발언을 인용 보도했고, 터키 당국이 7일 오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터키 당국자를 인용해 사우디에서 15명의 암살팀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터키 경찰은 공무원을 포함한 사우디인 15명이 비행기 2대에 나눠 타고 이스탄불에 도착해 카쇼기가 영사관에 있던 날 이곳에 들어갔다가 이후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들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앞서 카쇼기의 약혼자는 그가 2일 혼인 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사우디 총영사관에 간 이후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이후 카쇼기의 행방을 두고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3일 그가 아직 사우디 총영사관 안에 있다고 발표했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미 총영사관을 벗어났다며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양국 간 외교 사안으로 비화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쇼기가 총영사관에서 볼일을 본 뒤 그곳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살만 왕세자는 터키 측에 영사관 수색을 허용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측은 카쇼기 피살 보도가 나온 후에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며, 수사관을 포함한 사우디 측 보안팀이 사건 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스탄불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FT는 카쇼기의 실종으로 살만 왕세자의 비판 세력 탄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살만 왕세자의 명령으로 사우디 당국이 그동안 국가안보라는 이름 아래 성직자, 기업가, 여권 운동가 등 수백 명을 구속했다는 것이다.
카쇼기는 살만이 왕세자 직을 넘겨받고 비판 세력을 탄압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 머물렀다. 그는 WP 기고를 통해 사우디 주도의 예멘 공습과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단행한 ‘숙청’ 등 정권과 왕실의 강압을 직접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