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화장품 브랜드숍…편집숍 공세에 ‘개점〈폐점’

입력 2018-10-0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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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위 10개사 신규 266곳인데 폐점은 356곳…잇츠스킨 폐점률 32.8% 최악

문 닫는 화장품 브랜드숍이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새로 문을 연 신규 출점보다 폐점하는 브랜드숍이 더 많았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폐점한 브랜드숍은 상위 10개사 기준 356개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신규 출점은 266개에 불과했다.

브랜드숍은 15년 이상 화장품 유통을 주도해온 판매 채널이다. 그러나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의 공세로 2010년대 중반부터 신규 출점이 감소하기 시작한 후 최근 들어서는 폐점이 눈에 띄게 늘어 신규 출점을 압도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상위 10개 브랜드숍의 평균 폐점률은 7.83%였다. 100개 중 8개가량이 문을 닫은 셈이다. 상위 10개사 중 신규 출점이 폐점보다 많은 브랜드숍은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스킨푸드, 더샘 등 4개였다. 6개 브랜드숍은 폐점이 더 많았다.

폐점률이 가장 높은 브랜드숍은 잇츠스킨이었다. 잇츠스킨의 폐점률은 32.8%로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높았다. 41개 점포가 문을 닫으면서 잇츠스킨의 총매장 수는 100개 이하인 84개까지 줄어들었다. 브랜드숍 상위 10개사 중 매장 수 100개 미만은 잇츠스킨이 유일하다.

오너 리스크가 큰 네이처리퍼블릭은 폐점률이 잇츠스킨보다 낮았지만 문을 닫은 매장 수는 상대적으로 많았다. 네이처리퍼블릭의 폐점률은 21.4%, 폐점 점포는 69개였다.

더페이스샵은 브랜드숍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이 문을 닫았다. 더페이스샵은 72개 매장이 폐점했으나 총매장 수가 많아 폐점률은 13.07%로 3위권에 머물렀다. 더페이스샵을 운영하는 LG생활건강의 경우 뷰티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브랜드숍 비욘드 등 다양한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더페이스샵의 폐점 중 상당수가 LG생활건강의 다른 브랜드숍으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 직영점의 네이처컬렉션 전환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문을 닫는 브랜드숍이 늘면서 브랜드숍 위기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화장품 유통의 패권이 편집숍과 H&B 스토어로 넘어갔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단일 브랜드 제품만 취급하는 브랜드숍보다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며 “H&B와 편집숍이 성장하는 이유 역시 소비자들의 이 같은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폐점률이 낮은 아리따움 역시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는 편집숍에 가까운 형태다. 아리따움은 지난해 1248개 매장을 보유, 브랜드숍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 수를 기록했다. 폐점이 42개로 신규 개점 37개를 웃돌았지만 폐점률은 3.26%에 불과했다.

브랜드숍 가운데 신규 출점이 가장 많은 브랜드는 이니스프리로 50개를 새로 열었다.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숍인 에뛰스하우스와 아리따움도 비교적 신규 출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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