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영국을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브렉시트 후 영국이 유럽의 관문 역할을 상실하겠으나 세계적인 힘을 가진 나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 EU를 벗어나 자유무역을 원하는 브렉시트 지지자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에 TPP 가입은 세계 경제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들과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영국이 EU 관세 동맹을 탈퇴하고 자체적인 무역협정을 맺을 수 있는 권한을 얻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TPP는 일본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 11개 태평양 국가들의 광범위한 무역협정이다. 원래 미국이 포함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탈퇴했다. 이에 11개국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출범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을 담은 ‘체커스 플랜’에서 EU와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하면서도 TPP 가입이나 외국과의 FTA 협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EU는 이를 거부한 상태다. 교착상태가 지속하면 영국이 내년 3월 탈퇴까지 EU와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아베 총리는 “양측이 무질서한 브렉시트를 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도요타자동차와 닛산자동차 등 일본 제조업체들은 1980년대 영국을 기반으로 유럽에 진출해 영국 경제의 부활을 도왔다. 그러나 최근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파나소닉은 영국 본사를 네덜란드로 옮길 계획을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 기업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브렉시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