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BMW코리아는 피해 차주 11명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김앤장 소속 김용상ㆍ장윤석 변호사 등 7명에 대한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했다.
이번 소송은 잇단 차량 화재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 사건과 관련해 가장 먼저 시작하는 손해배상 분쟁인 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BMW 차량 피해자들은 화재로 인한 피해와 중고차 가격 하락 등 직ㆍ간접적인 손해를 이유로 BMW코리아, 딜러사를 상대로 여러 건의 집단소송(공동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전은 본안 만큼이나 대리인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원고 측 대리인은 중소 로펌인 법무법인 신원의 성승환 변호사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됐다.
다만 김앤장은 출발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소송과 관련해 사실상 첫 의견을 밝히는 답변서에 “원고들의 주장을 전부 부인한다”는 내용만 기재돼 있다. 분량으로 따지면 표지와 소송대리인 명단이 담긴 페이지를 포함해 3장에 불과하다. 원고 측이 제출한 36장짜리 소장과 대조적이다.
아울러 김앤장은 답변서에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추후 서면을 제출하겠다고 명시했다. 소송이 제기된 지 두 달, BMW코리아가 소장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밝힌 대리인의 의견이지만, 표현대로라면 제대로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법조계에는 김앤장이 답변서 제출 기한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한 줄 답변서’를 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민사 소송에서 소장을 받은 후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게 돼 있다”며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재판이 무변론 종결돼 우선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한 줄짜리 답변서를 내고 추후 보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BMW코리아 측 답변서 제출 기한은 지난 5일이었다.
법원 안팎에서는 형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김앤장의 답변서는 형식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해당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재판장 조미옥 부장판사)는 8일 김앤장 측에 실질적인 답변을 하라는 취지로 답변서 보정을 권고했다.
서울의 한 변호사는 “최근 법원은 쟁점과 관련된 구체적인 답변서를 요구한다”며 “형식적인 답변은 법원도 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