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까지 나서 압박...‘카쇼기 암살설’ 둘러싼 터키-사우디 기싸움

입력 2018-10-0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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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총영사관 CCTV라도 공개해라” 압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헝가리를 방문했다. 부다페스트/A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헝가리를 방문했다. 부다페스트/A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언론인 자말 카쇼기 실종 사건과 관련해 의혹을 해명하라고 압박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총영사관은 ‘그가 집으로 갔다’고만 되풀이하는데, 그것만으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 총영사관은 CCTV도 없느냐”며 “카쇼기가 제 발로 총영사관을 나갔다면 총영사관은 영상으로 그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추궁했다.

그는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수사에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터키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기록이나 증거를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카쇼기는 2일 혼인 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받으려고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연락이 끊겼다. 터키 경찰은 카쇼기가 총영사관 안에서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사우디 측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후 카쇼기의 행방을 두고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3일 그가 아직 사우디 총영사관 안에 있다고 발표했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미 총영사관을 벗어났다며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양국 간 외교 사안으로 비화했다.

그러나 사우디 총영사관은 카쇼기가 볼일을 보고 총영사관을 떠났다고 반박했다.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쇼기가 총영사관에서 볼일을 본 뒤 그곳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살만 왕세자는 터키 측에 영사관 수색을 허용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측은 카쇼기 피살 보도가 나온 후에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며, 수사관을 포함한 사우디 측 보안팀이 사건 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스탄불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이 사우디 측에 카쇼기가 귀가했다는 주장을 펼치려면 영상 등 관련 증거를 대라는 요구한 것이다.

카쇼기는 예멘 내전 개입과 카타르 단교 등 사우디의 대외 정책뿐만 아니라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서도 “푸틴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날 선 비판을 해온 반정부 인사다. 그는 지난해 신변의 위협을 느껴 미국으로 건너가 머물렀다.

그동안 여러 중동 정책에서 사우디와 엇갈린 행보를 보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카쇼기 실종 사건 후 사우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터키는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수니파가 다수인 국가이지만,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추진한 핵심 대외 정책의 반대쪽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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