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수년간 축적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헬스케어에 접목,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박차를 가한다.
SK텔레콤은 삼성서울병원과 ‘유전체 분석 효율화를 위한 지능형 솔루션 개발’ 추진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텔레콤은 머신러닝·압축저장기술 등 AI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삼성서울병원의 유전체 진단 및 분석에 최적화된 ICT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정호 사장이 삼성서울병원에 제공하는 AI유전체 분석 솔루션은 SK텔레콤 사내벤처프로그램 ‘스타트앳’을 통해 자발적으로 제안해 사업화가 결정된 첫 사례다.
AI 기술을 통해 삼성서울병원은 환자들의 유전체 데이터 분석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암·희귀병이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등 특정 질병이 발병할 가능성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예측하고 적합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SK텔레콤의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하면 유전체 분석에 드는 시간을 지금의 10분의 1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분석 과정에서 DNA 변이, 염기서열정보, 질병정보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연산 작업을 반복하게 되는데, 머신러닝 기술이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주기 때문이다.
압축저장기술도 유전체 분석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 통상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30억 쌍의 유전체를 분석할 때 50GB에서 900GB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가 발생한다. 환자가 늘어나면 데이터 양이 TB(테라바이트) 수준으로 늘어나 막대한 양의 저장 공간과 분석 시간이 필요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압축저장기술을 활용하면 병원이나 연구기관이 엄청난 용량의 데이터 저장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며 “데이터 전송 시간도 대폭 축소되어 운영 비용을 최대 9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8월, 정밀의학 생명공학 전문기업 마크로젠과 AI 유전체 분석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AI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김범근 기자 no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