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개발 부문에서 독자노선을 고수해왔던 현대자동차가 달라지고 있다.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에 올해 들어 11번째 투자를 단행하면서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글로벌 차량공유, 커넥티드카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를 단행한 현대차가 이번엔 인공지능(AI) 기업에 투자를 결정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차는 10일 미국의 AI 전문업체 ‘퍼셉티브 오토마타’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 업체에 상호협업을 위한 투자를 실시하고, 자율주행·로봇틱스·스마트 시티 등 미래 혁신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 기술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2014년 설립된 퍼셉티브 오토마타는 비전 센서와 정신물리학을 기반으로 인간 행동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올해 들어 현대차가 미래차 부문에서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이번이 11번째다. AI업체에 대한 투자는 앞서 5월 미국에 레이더 AI업체 ‘메타웨이브’에 이어 두 번째에 해당한다. 현대차가 투자한 ‘메타웨이브’와 ‘퍼셉티브 오토마타’의 AI 기술 업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도 존재한다. 메타웨이브의 경우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인식을 레이다와 AI를 통해 더욱 뚜렷하게 ‘식별’하는 기술을 가진 업체인 반면, 퍼셉티브 오토마타는 사물이나 사람의 움직임을 ‘판단’하고 ‘예측’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자율주행차에서 AI 기술은 레이더로 수집한 정보를 통해 향후 움직임을 예측하고, 향후 차량의 움직임을 판단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는 최근 자율주행·친환경차 시대를 맞이하면서 기존 독자 개발 노선을 탈피하고 있다.올해 초에는 미국의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와 함께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선도업체인 이스라엘의 ‘모빌아이’와는 전략적 제휴 방안에 대해 꾸준히 논의 중이다. 이미 미국 AI 음성인식 기업 사운드하운드와는 협업을 통해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를 개발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친환경차 등 미래차 뿐만 아니라, 카 헤일링(차량호출)·카 셰어링(차량 공유) 등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와의 협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 5대 네트워크 구축하고 있는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역이 현대크래들”이라며 “현대크래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망한 스타트업들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