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7대 어젠다]美 vs 中 ‘불꽃튀는 무역전쟁’…디지털 기술 패권경쟁 승자는

입력 2018-10-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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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 속에 미중 금융시장 희비 엇갈려…

세계 정치와 경제를 좌우하는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 전쟁에서 절대 양보할 기색을 내비치지 않으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G2가 전례 없는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와 시진핑 중 누가 승자가 될지 전망과 관측도 엇갈리고 있다.

금융시장의 반응을 보면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전개된 무역 전쟁의 승자를 트럼프로 인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증시는 8월 말 3453일 동안 한 번도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서 사상 최장 강세장 기록을 세웠다. 무역 전쟁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지속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S&P500지수가 올 들어 지금까지 약 8% 상승하는 등 미국 증시는 기세를 잃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20% 이상 하락하면서 세계 주요 주가지수 중 최악의 성적을 나타내고 있고 미국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는 8일(현지시간) 6.93위안으로 22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 CNBC방송의 경제평론가인 짐 크레머는 “무역 전쟁에 승자가 없다는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며 “시장은 미국이 승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 내에서도 무역 전쟁에서 트럼프에게 지고 있다는 초조함이 표출되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가인 쉬이미아오는 8월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이미 한계에 달했다”며 “강경 일변도로 나가는 것은 현실적인 전략이 아니다.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패배를 인정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이 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선임 연구원은 7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번 무역 전쟁에서 패배하는 길 위에 있다”며 “미국은 자국 소비자 수요를 맞추는 저가의 중국산 제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재정적자를 메우는 데도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에 많이 의존한다”고 말했다. 무역 전쟁이 격화할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미국 자신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무역 전쟁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 모두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사정이 있어 경제적으로 합리적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 승리 방정식인 보호주의를 중심으로 한 ‘미국 우선주의’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 시진핑은 국가주석 임기 철폐와 개인 숭배에 대해 공산당 내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대미 관계에서 양보하면 1인 지배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

더 나아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재 디지털 기술의 지배권을 지닌 미국이 그 자리를 빼앗으려는 중국에 패권 전쟁을 거는 것이 무역 전쟁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해킹 등으로 첨단 기술을 훔치고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며 자국 첨단 기술기업에 거액의 보조금을 쏟아붓는 관행을 멈추지 않는 이상 미국은 대중국 무역적자가 줄어도 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는 물론 미국 의회도 이런 취지에 찬성하고 있다. 시 주석도 자신이 내건 국가 전략인 ‘중국제조 2025’, 즉 2025년까지 첨단산업을 부흥해 세계 경제 패권을 쥐겠다는 비전을 포기할 리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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