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상장기업의 신규 일자리 중 절반 이상이 중견기업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2018년 6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유가증권 상장 및 코스닥 등록 기업 1742개사의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밝혔다.
분석 결과 중견기업이 창출한 정규직 일자리는 6696개에 달했다. 상장기업의 신규 일자리 중 중견기업 몫이 56.4%를 차지한 셈이다.
신규 일자리 1만975개 중 중소기업 몫은 30.2%인 3319개, 대기업은 13.4%인 1468개에 그쳤다. 상장기업 내 중견기업은 789개사(45.3%), 중소기업은 778개사(44.7%), 대기업은 175개사(10.0%)다.
제조업 부문 중견기업에서 4809개, 비제조업 부문에서 1379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3463개), 식료품(1227개), 화학제품(643개) 순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은 가장 많은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역설적으로 실적은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증가한 반면 중견기업의 경우 유일하게 하락했다.
중소기업 졸업과 동시에 많은 지원을 잃고 대기업 수준의 규제를 받게 되는 정책 구조를 고려할 때, 중견기업이 대내외 환경 변화로부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확인된 셈이다.
중견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149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매출액이 각각 0.5%, 1.9%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제조업 부문에서 중견기업 매출액은 0.9%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전자부품 -8.2%, 기계장비 -7.5%, 자동차 -3.3% 등 순이다.
전자부품 분야에서는 대기업 매출액이 10.5% 증가했지만 중견기업 실적은 마이너스(-8.2%)로 나와 수출 호조에 따른 대기업의 매출 증가가 중견기업 매출 확대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부문 중견기업 매출액은 0.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 -11.6%, 운수 -1.2%, 전문과학서비스 -0.7% 등 감소를 정보서비스 15.9%, 도소매 2.4% 등이 상쇄한 결과다.
중견기업의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0.0% 줄었다. 중소기업은 49.7%, 대기업은 10.2% 증가했다.
제조업 부문 중견기업 순이익은 31.3%로 크게 하락했다. 1차금속 -72.4%, 기계장비 -66.3%, 금속가공 -63.2%, 자동차 -60.4% 순이다.
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와 급격한 노동 정책 변화의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중견기업 정규직 일자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면서 “우리 경제의 ‘허리’이자 일자리 창출의 핵심인 중견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획기적인 산업 정책으로 지속할 수 있는 경제 발전 토대를 구축하는 데 정부, 국회 등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