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소상공인연합회와 정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을 향해 불만을 토로하며 ‘일방적 예산 삭감’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했다.
중기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소상공인연합회는 올해 예산 25억 원에서 내년 20억 원으로 5억 원 예산이 깎였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중기부가 부로 승격됐는데도 여전히 청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말을 꺼냈다.
최 회장은 예산 삭감에 대해 “예산이 증액되는지 삭감되는지 전혀 중기부와 소통이 없었다”며 “최종적으로 삭감됐다는 것도 국회를 통해 들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기재부) 쪽에서 삭감한 것이라는 중기부의 해명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기재부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중기부로부터 예산을 받는지도 모를 수 있다”며 책임은 중기부에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홍 장관이 불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관 취임 이후 최 회장과 대면한 것도 3차례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
최 회장은 “소상공인들은 홍 장관의 불통에 ‘우리가 아비없는 자식이냐’고 토로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을 향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8월 29일 광화문 총궐기 집회 때 소상공인연합회 내에서는 ‘홍 장관 화형식 퍼포먼스’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 회장은 “화형식을 한다고 난리였는데 연합회 측에서 막은 것”이라며 “그럼에도 홍 장관은 연합회와 소통하지 않고 오히려 집회 전날 연합회의 반대 세력인 소상공인정상화추진위원회(정추위) 사람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집회 전날, 혹은 집회 이후에도 홍 장관이 연합회를 만나지 않은 것은 모욕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홍 장관이 소득주도 성장을 주장하면 우리를 만나 설득을 하든 위로를 하든 해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에서는 자영업 비서관을 만드는데 주무 부처에서는 거꾸로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닫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장관이 문제를 개선하고 바꿀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며 “장관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자유한국당과 목소리를 같이 내는 데 대해 정파적인 해석을 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집권하던 시절에도 연합회는 힘들었다”며 “그때는 지금의 집권 여당과 많은 일을 했고, 연합회는 항상 야당과 목소리를 같이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최 회장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경찰에서 이미 무혐의라고 했는데 검찰에서 갑자기 2~3달 뒤에 전화가 오더니 연합회 1년 자료를 요구했다”며 “최저임금 이슈 때문에 검찰이 조사한다고 보진 않지만, 일부 부도덕한 사람들이 연합회를 흔들기 위해 지속해서 검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