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혼란 속 G20 개막…미중 무역전쟁 대응 한 목소리 낼까

입력 2018-10-12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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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1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이번 회의는 세계적인 주가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 배경에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세계 경제가 직면한 리스크에 대한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G20은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8시 30분께 막을 올렸다. 회의를 앞두고 10일 미국 뉴욕 증시가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11일 아시아 증시도 급락하는 등 세계적인 동반 하락 장세가 이어졌다. 배경에는 미국의 장기 금리 상승과 갈수록 격화하는 미중 무역전쟁이 있다. 이러한 우려들이 주가 하락이라는 형태로 세계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의 개막 전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에 대해 “확대하면 세계 경제는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무역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기술을 확산하며 제품 가격을 더 알맞게 해줌으로써 우리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해 왔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IMF는 전날 내놓은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의 무역체계를 부수는 것이 아니라 고치는 데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들을 근거로 각국 금융 수장들은 미중 양측에 냉정한 대응을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없다. 그는 1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은 아주 오랫동안 잘 살았고 솔직히 말해 미국인이 멍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미국인은 멍청한 사람이 아니다. 무역에 있어 우리는 잘못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는 많다며 미·중 무역전쟁을 지속할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G20 정상회담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백악관이 회담 의지를 중국 측에 전달했고, 중국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 그때까지 어떤 변수가 일어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 등 백악관 내 대중 강경파들이 11월 회담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할수록 신흥국의 고통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번 G20에서는 신흥국의 통화 약세 문제도 논의한다. 미국에서 금리 인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금리가 오르는 달러를 구입하기 때문에 신흥국 통화에 매도가 몰려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급속한 통화 가치 하락은 수입품의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경제를 강타함으로써 세계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G20은 12일 의장국인 아르헨티나가 논의의 요지를 정리한 성명을 발표하고 폐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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