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불안에 채권형펀드에 ‘뭉칫돈’

입력 2018-10-15 18:36 수정 2018-10-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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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순유입 상위 10개 펀드 중 7개는 단기채 펀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형 펀드로 부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주식에 비해 안전하다는 인식 속에 특히 만기가 짧아 시장 대응에 유리한 단기채 펀드에 뭉칫돈이 유입되는 양상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전체 채권형 펀드에는 최근 1개월간 1488억 원이 순유입되는 등 상승 흐름이 뚜렷하다. 다만 자금 순유입 속도는 최근 3개월(2조1507억 원)과 6개월(3조3959억 원)에 비해 눈에 띄게 느려졌다.

자금몰이를 주도한 펀드는 단기채 펀드다. 자금 순유입 상위 10개 펀드 가운데 7개가 단기채 펀드로, 평균 잔존만기 1년 내외 채권에 주로 투자해 금리 동향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형 펀드가 혜택을 입었다고 분석한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미·중 무역전쟁 격화 △기술주 고점 논란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폭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연이어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2145.12로 연중 저점 수준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수익률 방어에 성공한 채권형 펀드가 투자 대안처로 부상했다. 실제 국내 전체 채권형 펀드 수익률을 보면 1개월간 0.03%로 국내 주식형(-7.77%)과 해외 주식형(-4.76%)을 앞서고 있다. 유형별로는 초단기채(0.12%), 회사채(0.04%), 일반채(0.03%), 국공채(-0.16%) 순이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9월 15일 신규 설정된 ‘NH-Amundi하나로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이 1개월간 716억 원을 기록해 최다 자금을 유치했다. 그다음으로 ‘IBK단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494억 원), ‘대신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398억 원), ‘동양하이플러스채권증권자투자신탁1(채권)’(185억 원), ‘하이든든한증권투자신탁[채권]’(129억 원) 순으로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

중장기 채권형 펀드 중에서는 ‘이스트스프링중장기증권투자신탁[채권]’(515억 원)과 ‘미래에셋솔로몬중장기증권투자신탁 1(채권)’(328억 원)이 선방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에 연동되는 패시브 펀드인 ‘NH-Amundi Allset국채10년인덱스증권자[채권]’(90억 원)도 순위권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채권시장의 근본적인 악재인 미국발 국내 금리인상 우려 역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통상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비례하는 구조로, 금리가 오르면 펀드 수익률도 저하된다.

허정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11월에 금리인상을 한 번 단행한 이후에는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8일 금융통화위원회 이벤트가 중요한데 그때까지는 채권금리가 오르다가 이벤트가 끝난 후 재료 소진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도 “현재 국공채 시장에서만 봐도 장기물 수요가 많다”며 “장기물은 통화정책으로부터 자유롭고 펀더멘털에 민감하게 연동되는데, 부정적 시장 전망이 많아 장기물 국채금리의 하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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